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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윤석열이 등장했다




돌발영상 : 노무현은 국민을 두려워했다.


한국 갤럽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은 2024년 현재 노무현이다.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나는 한국에서 투표 승률이 아주 낮다. 영에 근접한다. 국회의원이든 대통령이든 내가 찍어서 된 사람이 없다. 그 유일한 예외가 노무현이다. 그래서 노무현은 나의 대통령이다.


노무현과 나는 정치 성향이 다르다. 나는 좌측에 치우쳐 있고 노무현은 정통 우파다. 따라서 노무현은 내 표를 받을 자격이 없다. 그런데 나는 그에게 인간적으로 반했다. 그래서 표를 줬다.


고졸 출신으로 사법고시 합격 후 부산 지역에서 인권 및 노동 변호사 생활을 했다.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을 조사하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변호사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문재인과 함께 안기부의 요주의 인물로 관리되었다. 노무현을 감시하던 안기부 요원은 오히려 그에게 민주화 교육을 받고 감화되어 친구가 되었다. 그의 마성적인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안 사건으로 고문 받고 기소된 대학생들을 변호하다가 그들의 겁에 질린 눈빛을 보고 인권 운동에 투신했단다. 참으로 다정다감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김영삼을 정치적인 아버지로 하고 정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김영삼이 3당 야합을 했을 때 “이의 있습니다” 를 외치며 반대했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꼬마 민주당으로 들어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 시작했다. “바보 노무현” 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정치인들 중 최초로 팬클럽이 생겼다.


노무현은 대통령 재임 중 인기가 없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를 무시했다. 좌파는 그가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돈다고 비난했다. 우파는 고졸 출신의 빽 없고 계파 없는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지금 기준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탄핵까지 당했다. 야당은 물론 과거 동지들도 탄핵에 찬성했다. 막상 인기는 없었지만 탄핵을 당하자 온 국민이 들고 일어나 탄핵 반대 시위를 했다. 나도 아이들 손을 잡고 아내와 함께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다.


그의 탄핵을 반대한 민심은, 대통령으로서의 인기는 없었지만 인간적으로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나도 그를 도저히 싫어할 수 없다. 양탄자에 오줌을 싸고 의자 다리를 다 갉아 버리며 말썽을 부리지만, 집에 오면 내가 좋다고 반가워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랑스런 애완견 같다. 이거 참 비유가 이상하다. 그러니까 노무현은 국민을 너무나 사랑했다. 그래서 그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들지만 국민을 사랑하는 그를 차마 싫어할 수 없었다.


그의 재임 중 사진을 보면 그는 다른 국가 원수에게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하지만 일개 국민에겐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진이 너무나 많다. 그를 경비하던 의무경찰이 제대할 때, 새파란 젊은이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며 정중하게 허리를 굽히는 대통령의 모습을 봤다. 가까이 카메라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멀리서 그런 장면이 찍혔다. 기자가 있건 없건, 카메라가 돌고 말건, 그는 진실로 모든 국민을 존중했다.


그는 모두에게 예의를 지켰다. 그의 가신 중 한 명인 유시민의 증언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중 누구에게도 절대 하대를 하지 않았다. 시민은 물론 일개 말단 공무원에게도 존중을 보였다는거다.


검찰 개혁을 위해 평검사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개혁이 가능하리라 봤다. 하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마치 초기 공산주의자들이 교육과 계몽을 통해 인간의 탐욕을 다스릴 수 있으리라 착각했던 모습을 재방송으로 보는 듯 했다. 퇴임 후 이명박 정권의 사냥개로 돌아간 검사 권력에 쫓기다가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대통령 재직 시 노무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쎈 존재였다. 왜냐하면 그는 강력한 두 폭력 조직의 우두머리였기 때문이다. 보통 국가에는 두 개의 공인된 폭력 조직이 존재한다. 군대와 경찰이 그것이다. 행정부 수반 대통령이 이들의 우두머리다. 이 조직들은 오로지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고 적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그 사용권을 그저 위임받았을 뿐이다. 노무현은 그 무게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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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시위도중에 사망한 전용철 홍덕표 두분의 사인이 경찰의 과잉행위에 의한 결과라는 인권위 발표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 조사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국민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두분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아울러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권위 권고에 따라 정부는 책임자를 가려내서 응분의 책임을 지우고,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국가가 배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는 이런일 발생 않도록 한번 더 다짐하고 교육하겠습니다.


제 사과에 대해서는, 폭력시위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힘들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 관계자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을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전경으로 자식을 보낸 부모님 중에 이런 분들도 계실겁니다. 또 공권력도 사람이 행사하는 일이라,사람이 이성을 잃을수도 있는데,폭력시위를 주도하는 분들이 이같은 원인된 상황을 스스로 조성했는데도 경찰 책임만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입니다. 정도를 넘어 공권력 행사가 남용될 경우 국민에게 미칠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합니다. 공권력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공권력의 책임은 특별히 무겁게 다뤄야하는 것입니다. 이점을 공직사회 모두에 다시한번 명백히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불행한 결과도 없었을 거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하겠습니다. 정부도 이전과는 다른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다시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과 함께,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철저한 다짐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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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시위 진압 도중 두 명의 농민이 사망하자 그가 공식적으로 국민에게 사과한 내용이다. 그의 공권력에 대한 철학을 알 수 있다.


https://youtube.com/shorts/t5RhFIZ3Tts?si=sOxPGUILZ6QjyB9K


그가 해병대에 방문하여 일반 사병들에게 즉흥 연설한 내용 중 일부다. 그는 “군대가 할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라고 약속했다.


우리는 노무현과 반대되는 행동을 한 자들을 알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가 그들이다. 그들은 군경을 동원하여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정권을 찬탈했다. 그들에게 군대와 경찰은 자신들의 불법적인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검경을 비롯한 정부 조직은 조직적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렸고 시민의 집회, 결사의 자유를 억압했다.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목숨을 잃었다. 이 시절의 경험이 노무현에게 확고한 공권력에 대한 철학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이 등장했다.


그는 여러모로 노무현과 대척되는 인물이다. 평생을 검찰청에서 칼잡이 노릇을 하면서 지냈다. 반말 짓거리가 일상적이다. 대화와 타협이란 말은 그의 언어 사전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 국민에게 충성하지 않겠다는 말로 밝혀졌다. 5년짜리 권력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은 쿠데타를 통해 영구 집권을 도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격도 없고 철학도 없는 그가 대통령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군대라는 막대한 권력이 그에게 주어졌고 그는 이를 사적인 용도에 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경찰과 군대를 지휘하여 국민이 선택한 또 다른 헌법 기관인 국회를 습격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말할 것도 없다. 포고문을 통해 국민과 국회의원의 정치 활동을 금지했다.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 집회, 시위, 결사의 자유를 빼앗았다. 영장 없이 국민의 체포를 공언 했다. 박정희 시즌 3, 전두환 시즌 2의 개막이었다.


그의 친위 쿠데타는 불발로 끝났다. 천운이다. 많은 사람이 죽고 상할 뻔했다.


비록 불발로 끝난 쿠데타이지만 윤석열이 전 국민에게 입힌 피해는 너무나 막심하다. 경제는 고꾸라졌고 내수는 침몰했으며 외환 환율은 솟구쳤다. 자부심 속에 훈련하던 707 특임대와 공수부대원들이 하루아침에 반란군이 돼 버렸다. 국민들은 군부독재 시절의 트라우마를 떠올렸다.


윤석열과 그 일당이 국민을 배신한 바로 그 반국가세력이다.


주인을 문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 반국가세력이 하루 빨리 처단되길 바란다.


김영삼이 깨부수고 윤석열이 다시 세우다

 

후대 사학자들은 박정희 쿠데타로 시작된 한국의 무신정권이 언제 끝났을 거로 정리할까?


조금 성급한 이들은 김영삼 정권을 말할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김대중 정권을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김대중도 충청 지역 군벌 김종필과 손을 잡았다며 진정한 문민 정부는 노무현부터 시작했을 거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자칭 좌파 빨갱이인 나는 노무현 정부부터 진정한 문민 정부라고 주장해야만 한다. 하지만 나는 김영삼 정권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비록 그가 3당 합당이라는 야합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반 소시민으로 살아오면서 나는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김영삼이 청와대에 앉아 있을 때 나는 과천의 빌라촌 3층에서 살고 있었다. 빌라촌 주변으로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했다. 그 당시 아내는 오늘 내일 하는 만삭이었던가? 젖먹이를 기르고 있었던가? 했었고 나 홀로 서울로 출퇴근을 했다.


어느 날 지하 상수도관이 터져서 대규모 단수가 발생했다. 급히 복구 공사가 시작되어 중장비들이 내가 살고 있던 빌라의 옆 도로를 파헤쳤다. 물 공급을 위해 급수차가 다니기 시작했다. 아내는 급수차가 올 때마다 양동이로 물을 담아 빌라 3층까지 퍼날라야만 했다.


일요일이 되어도 공사는 계속되었고 어김없이 급수차가 도착했다. 아내 대신 내가 물을 몇 번 길어 올려 보니 젖먹이를 기르는 여자에게 만만한 일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법. 그저 빨리 상수도 공사가 끝나길 기다릴 뿐이었다.


며칠 후 퇴근하고 보니 파헤쳤던 부분을 포크레인이 다시 덮고 있었다. 공사가 끝났는가 보다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근처의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었다.


“공사 끝났어요? 이제 물 나오나요?”


공사를 감독하던 공무원은 늦게까지 퇴근을 못하던 상황이 짜증 났는지 나를 힐끗 보고는,


“공사는 끝났는데 이 동네는 아직 멀었어요.”


라고 귀찮다는 듯 대꾸했다. 나는 이게 말인지 방귀인지 몰라서 얼굴에 ‘??????’ 를 띄우고 그를 빤히 바라봤다.


“아 거시기, 저 아파트 단지 옥상 물통하고 아파트 변기통 물이 몽땅 다 찬 다음에 물길이 여기로 온다구요. 그게 며칠 걸릴지 몇 주 걸릴지는 나도 몰라요. 원 참!”


그가 짜증을 내며 해 준 말이었다. 그의 부하 직원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자가 낄낄거렸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고 모뎀을 연결하여 PC 통신에 접속했다. 김영삼 정부는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며 청와대 페이지를 만들어 두었다. 나는 건의함 이었나? 국민신문고인가? 하는 게시판에 접속해 글을 올리기 전 요구하는 정보, 이름과 주민 번호와 주소 같은 것, 을 입력한 다음 동네의 상황을 단조롭게 적어 나갔다. 그리고 마지막엔 “최소한 급수 재개 일정을 알아야 내 아내가 젖먹이와 함께 친정에 머물지 계속 이곳에서 기다릴지 결정할 수 있을 것 아니냐” 정도로 끝맺은 걸로 기억한다.


다음 날 일 때문에 늦게 퇴근했다. 이미 어두워진 후였는데 집에 도착하니 불을 환하게 밝히고 어제 덮었던 곳을 다시 파헤쳐서 공사를 하고 있었다. 뭔가 잘못되어 재공사 하는가 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집에 들어가 간단히 씻고 늦은 저녁을 먹는 중이었다.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아내가 연 문 틈으로 어제의 그 공무원이 빼꼼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밤 늦게 죄송합니다만, 지금 물이 나오는지 확인해 주시겠어요?”


주방에서 밥 먹던 나는 젓가락을 든 채 싱크대 수도를 틀었다. 수도꼭지는 푸쉬식 방귀를 뀌더니 곧이어 물을 콸콸 쏟아냈다.


“물 잘 나오죠? 식사하시는데 실례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어제와는 딴판으로 예의 바른 그의 뒤로 어제 그 옆에서 낄낄거리던 두 사람이 역시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문을 닫고 나는 아직 입 안에 있는 음식을 우적거리면서 아내와 눈을 마주치며 이게 뭔 상황인지 서로 의아해했다. 아무래도 내가 힘없는 공무원들에게 큰 갑질을 해 버린 모양이었다.


확실히 김영삼 정부부터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부에서 봉사하는 정부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와, 그를 이어받은 전두환 군사 정부에 의해 나는 유사 병영 국가에서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냈다. 교과서는 물론 정부 홍보물이나 관변 단체 영상물에는 항상 군관민이 협동하여 어쩌고저쩌고 하는 내용이 많았다. 대충 김영삼 때부터 군관민이 민관군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현재는 민관군이 뭔가를 하자는 말을 안 한다. 명목상 군은 그저  외세의 침략에 대비할 뿐이고 관은 민을 위해 봉사할 뿐이다.


유년시절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다 보면 저녁 무렵 국기 하양식이 있었다. 갑자기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아침에 걸어 두었던 태극기를 내리는 것이다. 꼬맹이들은 공을 차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내려지는 국기를 바라보며 경례를 해야만 했다.


중학교 때부터 일본 제국군 비슷한 교복을 입고 걸핏하면 아침 조회를 했다. 태극기를 향해 거수 경례를 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받았다. 교실에선 박정희가 썼다는 국민교육헌장인가 뭐시껭인가 하는 거를 암기해야 했다.


고등학교 때는 유사 군복인 교련복을 입고 군사훈련을 받았다. M1 개런드 소총 분해 결합을 배웠고 사격 예비 훈련을 했으며 총검술과 제식 훈련 및 수류탄 투척 연습을 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교련 수업을 명목으로 사상교육과 군사훈련이 계속됐다. 1학년 때는 일주간 문무대에 끌려가 사격, 막타워, 유격, 각개전투, 화생방 등 본격적인 군사 훈련을 받았다. 2학년 땐 또 일주일간 동부전선으로 끌려가 북쪽을 향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들으며 밤새도록 경계를 섰다.


극장에라도 갈라치면 영화 본편을 보기 전에 지루한 국정 홍보 영상을 봐야 했으며 애국가가 울려 나올 동안 기립해서 가슴에 손을 얹어야 했다.


박정희, 전두환 같은 근본 없는 잡것들은 이렇게 국민들에게 충성을 강요했다. 그리고 이 모든 촌스러운 작태는 행정부 수반을 국민이 직접 뽑으면서 사라져 갔다.


예전엔 국회의원 총선 후에 신문이나 방송에서 결과를 보도하면서 끝에는 “한편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 군부의 반응은…” 라는 식으로 끝맺었다. 즉 전 국민이 선거 후에 군부의 눈치를 봤다는거다. 이 악습을 끊은게 나는 김영삼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삼은 삼당 합당을 하면서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확실히 그는 그의 말을 지켰다. 전두환, 노태우의 쿠데타를 성공시킨 군 사조직인 하나회를 전격 숙청했으며 두 반란 수괴를 법정에 세워 투옥했다.


그리고 삼엄한 박정희 군사정권 치하에서 목숨을 건 민주화 운동을 한 그 답게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했다. 이제는 당연시되는 금융실명제, 지방자치제 등이 그의 작품이다. 권위주의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부를 표방하는 단초가 됐다. 조선총독부 건물을 폭파했으며 일본 정계에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 라며 패기 있는 일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영삼의 유산은 그 당에 남지 못했다. 김영삼을 따라 들어간 추종자들은 모두 사라졌고, 현재 “국민의 힘” 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당은 그저 친일파를 조상으로 하는 이익 집단일 뿐이다.


그 집단에서 김영삼 이후로 등장한 후임들은 참으로 참혹하다.


기업가 출신 이명박은 알뜰살뜰 해 쳐먹다가 뇌물과 횡령으로 징역 17년을 받았다. 특사로 나온 지금 쥐 죽은 듯 살고 있다.


박정희의 후광을 등에 업은 박근혜는 일반 여염집 아낙의 아바타였음이 밝혀졌고 결국 탄핵됐다. 그리고 징역 20년을 받고 역시 감옥에 갇혔다. 현재 특사로 풀려 나와 칩거 중이다.


마지막으로 정치검사 출신 윤석열. 선거 운동할 때 부터 전두환을 찬양했으며, 차지철, 전두환, 노태우를 숭배하는 고등학교 후배 출신 군장성들과 이른바 충암파라는 또 다른 하나회를 조직했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2024년 12월 3일 친위 쿠데타를 실행했다.


하루 빨리 전임 이명박과 박근혜처럼 감옥에 처박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