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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윤석열이다. 하, 이렇게나 일차원적 인간들이라니


책장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직업을 알 수 있고 취미를 알 수 있고 관심 분야를 알 수 있다. 서울에서 내 책장을 본 사람이라면 쉽게 내 밥벌이를 유추할 수 있었을거다. 하지만 그 외엔 ‘참 잡다한 걸 읽는구나’ 하고 생각했을거다. 인문학하고는 담을 쌓았고 그저 흥미 위주의 독서만 했다.


비슷한 이유로 타인의 집에 들를 일이 있으면 그 사람이 책장을 훔쳐보는 걸 좋아했다. ‘아, 이 사람은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구나!’ 라고 생각하며 그/그녀의 관심 분야에 대한 책을 찾아 읽어 보기도 했다.


세상에 참 많은 책들이 있다. 도서관에 가면 그 엄청난 장서 속에서 얼이 빠져 버린다. 그리고 스스로 참 무식하다는 걸 자각하게 된다.


살아오면서 모아 왔던 책들을 몽땅 버리고 캐나다로 넘어왔다. 난 더 이상 책장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타인에게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실마리 하나를 잃었다.


그렇다고 내가 독서를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전자책을 읽고 있다. 아마존 킨들 화이트 페이퍼에서 돌아가는 영어책들이다. 여전히 흥미 위주의 독서를 한다. 아마존 전자책 단말기의 라이브러리에 내가 읽었던 책들과 읽을 책들의 목록이 쭉 있다. 타인이 이 목록을 볼 방법이 없다. 누구나 볼 수 있었던 3차원 속의 나의 책장이 아마존 킨들의 2차원적 규모의 자그마한 화면 속으로 감춰진 것이다.


그리고 유튜브의 등장과 함께 활자의 시대가 가고 영상의 시대가 왔다. 사람들은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다. 독서는 점차 매니악한 취미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이 시대엔, 그 사람의 책장 대신, 모바일 폰 유튜브 첫 화면이 그 사람을 웅변한다.


이게 무슨 궤변인지 설명하겠다.


현대는 알고리즘의 시대다. 저커버그가 말했던가? 페이스북에서 누군가 여러 가지 포스트에 ‘좋아요’를 천 번 정도 눌렀다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알고리즘은 그 사람 본인보다 더 그/그녀를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이 주장을 신뢰한다. 또한 이런 알고리즘은 참으로 편하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알고리즘을 아무 저항 없이, 오히려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아마존에서 책을 한 권 구입하면 똘똘한 아마존은 그 후 내게 비슷한 책을 계속 추천해 준다. 나는 더 이상 골치 아프게 이것저것 따져 가며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아마존이 추천해 주는 책은 나의 입맛에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유튜브에서 몇 개의 동영상을 보면 알고리즘은 계속해서 내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주제의 동영상을 추천해 준다. 결국 내가 유튜브 화면을 처음 켜면 메인 화면에는 내가 관심을 끌 만한 썸네일을 가진 동영상 목록들로 가득 찬다. 너무나 편리하고 행복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당신의 유튜브 첫 메인 화면은 당신의 관심사를 알려 주는 축소판이다. 따라서 현대는 당신의 책장 대신 유튜브 첫 화면이 당신을 대변한다.


윤석열의 계엄 사태 이전 나의 유튜브 첫 화면은 그저 걸그룹들의 뮤직비디오와 무대 영상으로 가득 찼었다. 그렇다. 나는 크리피한 늙은이일 뿐이다. 그런데 요즘은 국내 정치 관련 뉴스로 도배돼 있다. 누가 보면 늙은 정치병자로 생각할게 틀림없다. 빨리 윤석열이 체포되어 감옥에 들어가야 다시 내 첫 화면이 예쁜 걸그룹들로 가득 찰 텐데 말이다.


계엄 사태 이후로, 윤석열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알아보기 위해 뉴스를 뒤적거리다가 몇 가지 용어와 사회 현상을 배웠다.


틀딱이라는 말이 있다. 틀니를 딱딱거린다는, 일종의 노년층을 비하하는 단어다. 여기서 유래된 ‘틀튜브’라는 명칭을 가진 유튜브 채널들도 있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극우 유튜브 채널을 말한다. 극우의 특징인 소수자나 외국인에 대한 차별, 배척, 증오 그리고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설파하는 채널들이다. 그리고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 틀튜브의 열렬한 애청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바닥을 기는 지지율 속에서 그나마 자기가 듣고 싶어 하는 말들을 해 주는 유일한 창구였을 게다. 그런데 대통령이나 돼 가지고 이렇게나 1차원적인 인간이라니!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는 고시에 아홉번 만에 합격하고 검사가 되었다. 아마 고시 합격 이후로 책과는 담을 쌓은 것 같다. 그의 언행이나 행동거지를 보면 도저히 차분히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그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저 폭탄주를 말아 마시며 아무에게나 반말을 찍찍 거리고 거침없이 욕설을 퍼붓는 모습이 극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그의 직업은 검사다. 범죄자를 상대하는게 그의 일이다. 사실 대화와 타협이 필요 없는 직업이다. 프레임을 짜고 윽박지르고 기소장을 만들어 법원에 회부하는게 그의 일이다. 소통은 주로 일방통행이다. 그는 항상 상대에게 갑, 그것도 엄청나게 큰 갑이다. 그의 상대는 을이라는 명칭조차 아깝다. 그저 조속히 감옥에 쳐 넣어야 할 범죄자일 뿐이다. 자주 폭탄주를 말아 먹는 그에게 책을 읽을 시간은 없었을 것이고, 직업 특성상 그의 일차원적인 성격은 굳어만 갔을 것이다. “일반인도 검찰 수사를 받으면 패가망신 한다” 라는 취지 비슷한 말을 그가 한 적이 있다. 그는 일반인이라는 약자의 편은 아닌 것 같다.


검찰총장까지 올라간 그는 그의 권력에 심취했다. 박근혜를 수사하고 감옥에 쳐 놓은 전적까지 있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감히 “겨우 5년짜리 권력” 이라고 일갈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말대로 검찰 수사를 통해 여러 사람을 패가망신시켰다. 조국이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 개혁을 시도하자 당시 검찰총장인 윤석열은 조국의 집안을 그야말로 “멸문지화” 시켰다. 또한 정적인 이재명에 대해서 같은 시도를 했으며 법원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검사는 기소권을 독점하는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윤석열은 이를 악용해 왔다. 그래서 그 자신도 검찰 수사를 안 믿는다. 검찰총장 씩이나 했던 인간이 계엄사태 이후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엉터리라고 부인하는 것이다. 에라이~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검사처럼 행동했다. 극히 일차원적인 인간이었다는 뜻이다. 나의 상대는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그저 윽박지르고 굴복시켜야 할 적이다. 따라서 윤석열을 반대하는 집단은 언제부턴가 사전에도 없었던, 하지만 틀튜브에서 계속 떠들어대던, “반국가세력” 이 되었다. 명태균에게 보고 받기로는 나의 지지율이 높아야 되는데 선거 결과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역시 틀튜브가 주장하는 선관위의 부정 선거가 틀림없다. 이렇게 윤석열의 세계는 좁아져만 갔을 것이다.


세계는 양극화 되고 있다. 그리고 과거보다 현저하게 반지성주의가 활개를 치고 있다. 이 현상은 위에 설명한 알고리즘과 관련이 있다.


사실 나의 유튜브 첫 화면이 전부일 수 없다. 이것은 그저 내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내용들이 나열일 뿐이다. 계속 이런 것만 보고 듣는다면 나의 세상은, 마치 윤석열처럼, 1차원 속에 갇혀 버리게 될 것이다. 틀튜브 속에 갇혀 무지성적으로, 아직도 윤석열을 지지하는 틀딱이 되지 않으려면, 다방면으로 살펴보고 사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휴, 어렵다.


최소한 정치인은 1차원에 갇히면 안 될 것 같다. 나의 상대는 나쁜놈이나 반국가세력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라는 이차원적인 인간이 정치를 해야 한다. 앞과 뒤가 아니라 전후좌우를 살펴야 된다는 말이다. 최소한 자기의 안위 보다는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한 적이 있는가를 살펴보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우파 계열의 대통령들은 뭔가 대의를 위해서 약자들을 위해 활동한 이력들이 있다. 김대중은 목숨을 걸고 민주화 운동을 했다. 노무현은 인권과 노동 변호사로 활동했고 투옥되기도 했다. 문재인은 학생 운동을 하다가 붙잡혀 녹화 사업의 대상이 됐으며 노무현과 함께 노동 변호사 생활을 했다.


다시, 수구 꼴통 계열의 대통령들을 보니 좀 한심스럽네. 박정희는 골수 친일파였고, 빨갱이였다가, 공산당 동지를 팔아넘기고 전향한 철저한 기회주의자로서, 419 이후 혼란을 틈타, 천재적인 감각으로 기회를 낚아채어 군사 반란을 일으키고 독재자가 됐다. 전두환, 노태우는 직업 군인이고 역시 반란을 일으켰으며 감옥에 갔다. 김영삼은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3당 야합으로 오점을 찍었다. 이명박은 기업가 출신인데 장사꾼처럼 나라를 운영하며 사익을 채우다가 결국 감옥에 갔다. 박근혜는 정체를 모르겠는데 하여튼 윤석열이 감옥으로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윤석열이다. 하, 이렇게나 일차원적 인간들이라니.


내가 글을 쓰면서 일부러 차원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1차원과 2차원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차원에서 반국가세력이 이차원에서는 협치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이차원을 필요로 한다. 일차원적인 인간이 이차원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을 하면, 지금 보듯이, 나라 전체가 요동을 친다.


차원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계속)


삼체 The Three Body Problem


목차


1) 모택동 때문에 외계인이 쳐들어오는 이야기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1.html

2)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2.html

3) 총균쇠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3.html

4) 개미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4.html

5) 폰 노이만과 어둠의 숲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5.html

6) 나는 무엇인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9/blog-post.html

7) 1년은 365일이다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9/7-1-365.html

8) 속초 앞바다에서 시원하게 오줌을 싸면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10/8.html

9) 색즉시공 色卽是空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10/9.html

10) 엘러건트 유니버스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11/10.html

외전 1) 마지막으로 윤석열이다. 하, 이렇게나 일차원적 인간들이라니


김영삼이 깨부수고 윤석열이 다시 세우다

 

후대 사학자들은 박정희 쿠데타로 시작된 한국의 무신정권이 언제 끝났을 거로 정리할까?


조금 성급한 이들은 김영삼 정권을 말할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김대중 정권을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김대중도 충청 지역 군벌 김종필과 손을 잡았다며 진정한 문민 정부는 노무현부터 시작했을 거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자칭 좌파 빨갱이인 나는 노무현 정부부터 진정한 문민 정부라고 주장해야만 한다. 하지만 나는 김영삼 정권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비록 그가 3당 합당이라는 야합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반 소시민으로 살아오면서 나는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김영삼이 청와대에 앉아 있을 때 나는 과천의 빌라촌 3층에서 살고 있었다. 빌라촌 주변으로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했다. 그 당시 아내는 오늘 내일 하는 만삭이었던가? 젖먹이를 기르고 있었던가? 했었고 나 홀로 서울로 출퇴근을 했다.


어느 날 지하 상수도관이 터져서 대규모 단수가 발생했다. 급히 복구 공사가 시작되어 중장비들이 내가 살고 있던 빌라의 옆 도로를 파헤쳤다. 물 공급을 위해 급수차가 다니기 시작했다. 아내는 급수차가 올 때마다 양동이로 물을 담아 빌라 3층까지 퍼날라야만 했다.


일요일이 되어도 공사는 계속되었고 어김없이 급수차가 도착했다. 아내 대신 내가 물을 몇 번 길어 올려 보니 젖먹이를 기르는 여자에게 만만한 일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법. 그저 빨리 상수도 공사가 끝나길 기다릴 뿐이었다.


며칠 후 퇴근하고 보니 파헤쳤던 부분을 포크레인이 다시 덮고 있었다. 공사가 끝났는가 보다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근처의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었다.


“공사 끝났어요? 이제 물 나오나요?”


공사를 감독하던 공무원은 늦게까지 퇴근을 못하던 상황이 짜증 났는지 나를 힐끗 보고는,


“공사는 끝났는데 이 동네는 아직 멀었어요.”


라고 귀찮다는 듯 대꾸했다. 나는 이게 말인지 방귀인지 몰라서 얼굴에 ‘??????’ 를 띄우고 그를 빤히 바라봤다.


“아 거시기, 저 아파트 단지 옥상 물통하고 아파트 변기통 물이 몽땅 다 찬 다음에 물길이 여기로 온다구요. 그게 며칠 걸릴지 몇 주 걸릴지는 나도 몰라요. 원 참!”


그가 짜증을 내며 해 준 말이었다. 그의 부하 직원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자가 낄낄거렸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고 모뎀을 연결하여 PC 통신에 접속했다. 김영삼 정부는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며 청와대 페이지를 만들어 두었다. 나는 건의함 이었나? 국민신문고인가? 하는 게시판에 접속해 글을 올리기 전 요구하는 정보, 이름과 주민 번호와 주소 같은 것, 을 입력한 다음 동네의 상황을 단조롭게 적어 나갔다. 그리고 마지막엔 “최소한 급수 재개 일정을 알아야 내 아내가 젖먹이와 함께 친정에 머물지 계속 이곳에서 기다릴지 결정할 수 있을 것 아니냐” 정도로 끝맺은 걸로 기억한다.


다음 날 일 때문에 늦게 퇴근했다. 이미 어두워진 후였는데 집에 도착하니 불을 환하게 밝히고 어제 덮었던 곳을 다시 파헤쳐서 공사를 하고 있었다. 뭔가 잘못되어 재공사 하는가 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집에 들어가 간단히 씻고 늦은 저녁을 먹는 중이었다.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아내가 연 문 틈으로 어제의 그 공무원이 빼꼼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밤 늦게 죄송합니다만, 지금 물이 나오는지 확인해 주시겠어요?”


주방에서 밥 먹던 나는 젓가락을 든 채 싱크대 수도를 틀었다. 수도꼭지는 푸쉬식 방귀를 뀌더니 곧이어 물을 콸콸 쏟아냈다.


“물 잘 나오죠? 식사하시는데 실례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어제와는 딴판으로 예의 바른 그의 뒤로 어제 그 옆에서 낄낄거리던 두 사람이 역시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문을 닫고 나는 아직 입 안에 있는 음식을 우적거리면서 아내와 눈을 마주치며 이게 뭔 상황인지 서로 의아해했다. 아무래도 내가 힘없는 공무원들에게 큰 갑질을 해 버린 모양이었다.


확실히 김영삼 정부부터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부에서 봉사하는 정부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와, 그를 이어받은 전두환 군사 정부에 의해 나는 유사 병영 국가에서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냈다. 교과서는 물론 정부 홍보물이나 관변 단체 영상물에는 항상 군관민이 협동하여 어쩌고저쩌고 하는 내용이 많았다. 대충 김영삼 때부터 군관민이 민관군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현재는 민관군이 뭔가를 하자는 말을 안 한다. 명목상 군은 그저  외세의 침략에 대비할 뿐이고 관은 민을 위해 봉사할 뿐이다.


유년시절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다 보면 저녁 무렵 국기 하양식이 있었다. 갑자기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아침에 걸어 두었던 태극기를 내리는 것이다. 꼬맹이들은 공을 차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내려지는 국기를 바라보며 경례를 해야만 했다.


중학교 때부터 일본 제국군 비슷한 교복을 입고 걸핏하면 아침 조회를 했다. 태극기를 향해 거수 경례를 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받았다. 교실에선 박정희가 썼다는 국민교육헌장인가 뭐시껭인가 하는 거를 암기해야 했다.


고등학교 때는 유사 군복인 교련복을 입고 군사훈련을 받았다. M1 개런드 소총 분해 결합을 배웠고 사격 예비 훈련을 했으며 총검술과 제식 훈련 및 수류탄 투척 연습을 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교련 수업을 명목으로 사상교육과 군사훈련이 계속됐다. 1학년 때는 일주간 문무대에 끌려가 사격, 막타워, 유격, 각개전투, 화생방 등 본격적인 군사 훈련을 받았다. 2학년 땐 또 일주일간 동부전선으로 끌려가 북쪽을 향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들으며 밤새도록 경계를 섰다.


극장에라도 갈라치면 영화 본편을 보기 전에 지루한 국정 홍보 영상을 봐야 했으며 애국가가 울려 나올 동안 기립해서 가슴에 손을 얹어야 했다.


박정희, 전두환 같은 근본 없는 잡것들은 이렇게 국민들에게 충성을 강요했다. 그리고 이 모든 촌스러운 작태는 행정부 수반을 국민이 직접 뽑으면서 사라져 갔다.


예전엔 국회의원 총선 후에 신문이나 방송에서 결과를 보도하면서 끝에는 “한편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 군부의 반응은…” 라는 식으로 끝맺었다. 즉 전 국민이 선거 후에 군부의 눈치를 봤다는거다. 이 악습을 끊은게 나는 김영삼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삼은 삼당 합당을 하면서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확실히 그는 그의 말을 지켰다. 전두환, 노태우의 쿠데타를 성공시킨 군 사조직인 하나회를 전격 숙청했으며 두 반란 수괴를 법정에 세워 투옥했다.


그리고 삼엄한 박정희 군사정권 치하에서 목숨을 건 민주화 운동을 한 그 답게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했다. 이제는 당연시되는 금융실명제, 지방자치제 등이 그의 작품이다. 권위주의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부를 표방하는 단초가 됐다. 조선총독부 건물을 폭파했으며 일본 정계에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 라며 패기 있는 일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영삼의 유산은 그 당에 남지 못했다. 김영삼을 따라 들어간 추종자들은 모두 사라졌고, 현재 “국민의 힘” 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당은 그저 친일파를 조상으로 하는 이익 집단일 뿐이다.


그 집단에서 김영삼 이후로 등장한 후임들은 참으로 참혹하다.


기업가 출신 이명박은 알뜰살뜰 해 쳐먹다가 뇌물과 횡령으로 징역 17년을 받았다. 특사로 나온 지금 쥐 죽은 듯 살고 있다.


박정희의 후광을 등에 업은 박근혜는 일반 여염집 아낙의 아바타였음이 밝혀졌고 결국 탄핵됐다. 그리고 징역 20년을 받고 역시 감옥에 갇혔다. 현재 특사로 풀려 나와 칩거 중이다.


마지막으로 정치검사 출신 윤석열. 선거 운동할 때 부터 전두환을 찬양했으며, 차지철, 전두환, 노태우를 숭배하는 고등학교 후배 출신 군장성들과 이른바 충암파라는 또 다른 하나회를 조직했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2024년 12월 3일 친위 쿠데타를 실행했다.


하루 빨리 전임 이명박과 박근혜처럼 감옥에 처박히길 바란다.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겠지


괴로움 혹은 고통을 피하고 싶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게 인간의 숙명이기도 하다.


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괴로움과 고통을 겪었다. 가장 심하게 겪은 고통은 급성 담낭염에 걸렸을 때였다. 쓸개의 돌이 담도를 막아 염증이 생겼고 너무 고통스러워서 FootHill 병원 응급실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이 수치스러운 모습은 모두 아내가 직접 목격했다. 나는 정말 통증을 못 견디는가 싶었다. 바둑을 두면서 팔뚝 살을 갈라 뼈에서 독을 긁어낸 관우의 인내심이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나는 정말 고통을 못 견디는가? 사실 그건 또 아닌 듯 싶다. 응급 담낭 제거 수술을 받고 몇 년 후에 또 대상포진에 걸려 몇 주 집에서 쉬었다. 오른쪽 가슴과 등쪽에 발진이 생겼는데 무척 아팠다. 흔히 대상포진의 통증은 산통과 비교된다. 의사가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며 진통제를 먹으라고 권하였지만 그냥 고통을 참고 넘겼다.


최근 한국 여행을 마치고 캘거리에 돌아와서 잔디를 깎고 집 외벽 수리를 하며 육체노동을 했다. 그리고 3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고 보우 강변을 달렸다. 시차에 적응되지 않은 몸으로 무리를 했는지 약간 몸살에 걸렸다. 그리고 우측 위 어금니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회사에 복직한 후 의료보험을 살리고 치과에 갈 생각이었다. 아내가 산을 가고 싶어 해서 회사에 복귀하기 전에 카나나스키스 등산을 했다. 그런데 올라가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면서 점점 어금니가 욱신거리며 고통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의 산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아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홀로 치통을 참아 넘겼다.


산행을 마치고 카나나스키스 입구에 있는 카지노 부근의 팀호튼에서 팀빗과 아이스캡을 샀다. 집으로 가는 길에 먹고 마시기 위해서였다. 운전대를 잡으며 아이스캡을 한 모금 쭉 빨아 올렸는데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차가운 음료가 어금니에 닿으면서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역시 아내에게 내색하지 않고 집으로 달렸다. 집에 도착한 후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아이스캡을 보고 아내가 왜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냥 적당히 둘러댔다.


고민에 빠졌다. 그냥 회사로 갈 것인가, 치과에 들려 어금니를 치료한 후 복직할 것인가. 밥을 먹다가, 그리고 치통 때문에 잠을 못 이루면서, 치료를 더 이상 미루는 건 미련한 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치통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갔는데 결국 진통제를 먹기 시작했다. 이부프로펜 600mg 혹은 아세트아미노펜 500mg을 먹었다. 흔히 약국에서 애드빌 혹은 타이레놀로 파는 그것이다. 이런 약들을 먹으면 못 견디게 심한 치통이 어느 정도 견딜만한 고통으로 가라앉는다.


참으로 신기하다.


치과에서는 내 어금니가 세로로 금이 갔고, 그 틈을 타고 들어 뿌리에 염증이 생겼다고 했다. 신경 치료 후 크라운을 하거나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하는 두 개의 옵션을 줬다. 만약에 금 간 것이 뿌리까지 이어졌다면 발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임플란트를 권했다. 나는 먼저 신경 치료 후 크라운을 하는 방향으로 희망했다. 이에 덴티스트는 일단 아목시실린 500mg 짜리를 일주일치 처방해 줬다. 하루 세 번 항생제를 먹게 됐다. 이런 항생 물질이 내 몸의 소장해서 흡수되어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극히 일부분이 나의 어금니 쪽 염증 부분까지 도달하여 염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파괴할 것이다.


정말로 신기하다.


아, 담낭 제거 수술을 마친 후 패밀리 닥터는 여러 가지 검사를 했었다. 의사는 담석증의 원인으로 고지혈증을 특정했다. 그리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로수바스타틴 20mg을 처방해 줬다. 나는 매일 잠들기 전에 이 조그마한 알약을 삼킨다. 그러면 이 약은 내 간에서 LDL 콜레스테롤 합성을 방해한다. 결론적으로 혈액에 녹아있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강하 한다.


생각할수록 신기방기하기 짝이 없다.


내가 여기서 참으로, 정말로, 생각할수록 신기하게 여기는 것들은 바로 그 하찮은 단위 때문이다. 0.5 그램, 0.02 그램의 눈곱만큼도 못 한 것들이 내 몸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요리를 하다 보면 소금이나 설탕을 치는데 보통 수십 그램 단위다. 소금이나 설탕을 0.5g이나 0.02g을 사용한다면 전체 요리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런데 극소량의 이런 약물들은 냄비안의 내용물보다 수십 배의 용적을 가지고 있는 내 몸속에서 생사를 가를 정도로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경이로울 뿐이다.


비단 약물 뿐만이 아니다.


최근 저혈당 쇼크를 경험했다. 살을 뺀다고 24시간 이상 단식을 했는데 갑자기 오한이 들고 현기증이 나며 식은땀을 흘리면서 기절하기 직전까지 갔다. 저혈당의 기준은 혈액 속의 포도당이 50mg/dl 이하일 경우를 말한다. 정상 혈당은 공복인 상태에서 60mg/dl 이상이다. 즉 혈액 1리터당 단 0.1g의 포도당 차이가 정상과 저혈당을 가른다. 당뇨병 환자가 저혈당 쇼크를 일으키면 곧장 실신에 빠져 목숨을 잃는 일까지 일어난다.


나는 저혈당 쇼크 속에서 겨우겨우 브라운 슈가가 든 오트밀 스프를 먹었는데 단 두 숟갈을 먹고서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마치 배터리를 0% 까지 모두 소모하여 전원이 꺼지기 직전이었는데, 단 두 스푼의 오트밀 죽으로 순식간에 70% 가까이 충전된 느낌이었다. 참으로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아이쿠,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내가 하도 예전에 담석증에 의한 고통으로 엄살을 부려서 아내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 후의 경험으로 내가 단지 엄살꾼만은 아니다라는 걸 나타내고 싶었다. 그런데 예전에 쓰다가 중단한 삼체 시리즈 중 Sophon 에 대한 설명 도입부처럼 글의 내용이 변해가고 있다.


다시 통증으로 돌아가서!


이번에 난생 처음으로 치과 신경치료라는 것을 받았다. 첫 치과에서 2시간 동안 신경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가 나의 네 번째 신경을 못 찾았다. 의사는 무척 미안해하며 신경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다른 병원으로 나를 리퍼했다. 그래서 Endodontist 라는 스페셜리스트에게 또 다시 신경 치료를 받았다. 나는 이 과정을 두려움 없이 의연하게 받아 넘겼다.


비록 담석증에 의한 통증으로 병원 응급실에서 데굴데굴 굴렀었지만 최근의 치통과 대상포진 등의 경험으로 볼 때 내가 유독 통증에 과민 반응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살아갈 날은 아직 많이 남았고 죽기 전에 경험할 고통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거대할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괜찮을 것이다.


담석증으로 응급실에 갔을 때 수술을 기다리며 나는 코데인이라는 마약성 진통제를 먹었다. 두 알의 코데인을 삼키자마자 극심한 고통이 사라진 경험이 있다. 닥터하우스라는 미국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은 통증을 다스리기 위해 바이코딘이라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탕 먹듯 먹는다.


본격적인 통증 관리를 위해서 몰핀이라든가 펜타닐 등이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죽기 전에 고통스럽겠지만 현대 의학이 제공하는 경감 수단이 많이 있다.


괴로움 혹은 고통을 피하고 싶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게 인간의 숙명이기도 하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겠지.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영생을 얻는 방법


지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 죽어 본 사람은 없다.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간혹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임사 체험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cpr을 통해 겨우 살아난 사람들의 임사 체험은 원심력을 통한 고중력 훈련을 받는 전투기 조종사의 뇌 속 산소 부족 현상과 동일하다. 조종사의 뇌 속에서 혈액이 빠져나가 저산소증으로 기절하기 직전의 증상이 임사 체험을 했던 사람들의 경험과 다르지 않다는 거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세상 80억의 인구 중에서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 죽음은 인류에게 미지의 존재였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 미지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종교라는게 등장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종교가 사후세계에 대해서 자세히 묘사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아브라함 계열 종교에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세상을 창조한 전지전능한 신이라는게 있어서 사람이 죽은 다음에 심판을 한 후 종교에 충직했던 사람은 천당에 보내 영원토록 쾌락을 주고, 신을 따르지 않았던 이들은 지옥으로 보내서 끝없는 고문을 가한다고 한다.


힌두교에서는 윤회라는 개념이 있다. 사람은 삶과 죽음을 끝없이 반복하며 현재의 삶은 전생의 결과란다. 따라서 더 나은 다음 생을 위해 현생에서 덕을 쌓아야만 한다. 아브라함 계열 종교보다는 개인적으로 훨씬 월등한 개념으로 생각된다. 뭐 끝까지 파고 들어보면 결국 기득권층이 아래 것들을 통치하려고 개발한 논리에 불과하다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죽은 육신이 다시 부활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죽은자의 내장을 빼내고 방부 처리를 한 후 아마포로 시신을 감싸 미이라로 만들었다. 이들의 신앙에 따르면 하늘에서 심판을 받은 영혼은 다시 미이라로 돌아와 부활하여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활한 미라는 발견되지 않았다.


간혹 권력자들은 죽어서도 현세와 똑같이 권력을 누리고자 시도했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일반 병사를 본 딴 수많은 병마총을 자신의 무덤에 함께 매장하도록 했다. 군사력으로 중국을 통일한 그는 죽어서도 변함없이 권세를 누리며 군대를 지휘하고 싶었나 보다. 옛날에 순장이라는 장례 풍습이 권력자에게 일반적이었다. 사후세계에서 자신에게 시중을 들 하인들을 같이 생매장 하곤 했다.


죽음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지금도 존재한다. 향후 기술의 발전으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며 액체 질소로 냉동 상태에 있는 시신이 많이 있다. 한국인도 두 명의 냉동인간을 보유하고 있다. 당신이 부자라면 미래에 다시 살아나기 위해 선택해 볼 수 있는 옵션이다.


미래학자이자 저술가이며 억만장자이고 크게 성공한 발명가이자 구글의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은 영생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 에서 인류는 2045년경에 죽지 않는 방법을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그때까지 살아남기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다. 커즈와일은 일종의 천재과의 사람이다. 따라서 그의 주장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니 2045년까지 생존이 확실한 젊은 분들은 건강을 유지하며 그때까지 버티면 영생을 얻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커즈와일 뿐만이 아니다. 유발 하라리도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21세기 인류는 불멸을 획득하고 신의 영역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미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미츠오가쿠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실제로 현대 의학계는 노화와 죽음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를 치유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에 많은 억만장자와 조만장자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중이다.


그러니 이 글의 결론은, 즉 이 시리즈에서의 연관성은, 다음과 같다.


미래 인류는 더 이상 “결혼, 출산, 육아” 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형태로 진입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기는, 커즈와일 같은 천재들의 예측에 의하면, 20년 정도 후에 실현된다.


(계속)


결혼 출산 육아 - 지난글 목차


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html

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2.html

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3_15.html

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feat.html

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30.html

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9-sexual-intercourse.html

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blog-post_27.html

8. 아기, 힘들게 직접 낳지 마세요. 분양받으세요.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blog-post_29.html

9.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는 반드시 아내를 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blog-post_31.html

외전 1.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html

10.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기 - 이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_8.html

11. 조경수, 순치기, 방아다리. 그렇다면, 혹시 인간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_14.html

12. 애완동물 대신 애완아이를 기르면 안 되나?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_20.html

외전 2. 인간은 선한가? 인간은 악한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_22.html

13. 인공수정, 체외수정, 시험관아기 그리고 ...


14.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영생을 얻는 방법


인공수정, 체외수정, 시험관아기 그리고 ...

 인간은 참 이상한 생물이다. 안 되는 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낸다. 설령 아기를 못 가지는 운명이더라도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방법을 시도하여 결국은 성공해 낸다.


1978년에 영국에서 첫 시험관 아이가 탄생했다. 여자애였는데 그분은 정상적인 인간으로 성장하여 두 아이를 자연분만 했고 아직도 살아 있다. 이 사건은 그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첫 시험관 아이의 부모는 무수한 살해 협박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현재도 카톨릭은 시험관 아기를 죄악시 한다.


현재 선진화된 국가에서 시험관 아기는 불임을 극복하기 위한 최종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은 지극히 인공적이며, 종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불경스러운 일이다.


여성은 호르몬 주사를 맞고 배란을 촉진한다. 의료진은 여성으로부터 여러 개의 성숙한 난자를 끄집어 낸다. 남성은 자위 행위 등을 통해 정액을 배출하여 의료진에게 건넨다. 의료진은 정상적인 모양을 갖추고 활동적인 정자를 선택하여 미세 주사 바늘로 난자 내부에 직접 주입시킨다.


이렇게 여러 개의 체외 수정된 수정란을 확보한다. 실험실에서 수정란을 어느 정도 배양한다. 첫 시도가 실패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여러 개의 수정란을 냉동 보관한다. 의료진은 수정란 중 한두개를 선택하여 여성의 자궁에 직접 착상시킨다.


모든 시술이 완료되면 여성으로부터 추출된 난자, 남성으로부터 제공된 정자, 그리고 특정 종교에 따라서는 인간으로도 주장될 수 있는, 배양된 수정란들이 그냥 폐기된다.


이렇게 보면 생명의 탄생에 종교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 난자와 정자는 오로지 의사에 의해 선택됐다. 수정은 신의 뜻이나 운명이 아니라 주사바늘에 의해 이루어졌다. 여러 번의 세포 분열, 즉 인간의 형상을 이루어 가는 첫 단계는 모체가 아니라 시험관 내부에서 행해졌다. 그리고 그 수정란은 신성한 신이 아니라 훈련받은 의사의 기술로 세례 받고 다시 그 어머니에게 돌아갔다.


이보다 덜 극단적인 방법으로는 인공수정이 있다. 남자의 정액을, 사랑의 결실인 성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의료진이 직접 여성의 자궁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 시술은 난임 치료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레즈비언 부부나, 혹은 사유리처럼 남자는 싫은데 아기는 갖고 싶은 미혼 여성에게 시술 된다. 인공수정은 전 세계적으로 꽤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서 이 시술을 위해 정자를 제공하는 ‘정자은행’ 이라는 기관도 세계 곳곳에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에 다니는 남자 대학생의 손쉬운 돈벌이 방법 중에 하나가 정자은행에 자신의 정자를 파는 것이다. 정자은행에서 인기가 많은 정액 공여자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183cm 의 신장, 백인, 대졸, 금발, 보조개, 갈색 눈. 여성은 이러한 조건의 정액을 구매하여 인공 수정을 한다. 아이를 원하는 여성은 이런 정자은행으로부터 원하는 스펙의 정자를 사서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 이 부자연스러운 일에서도 반드시 필요한게 있다. 바로 열 달간의 임신과 출산이라는 과정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엄청난 부담이다. 바로 임신한 여성의 경력 단절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십 년 후, 아무리 길어도 100년 안쪽에는 해결 방법이 나올 듯 싶다.


인류는 인공 자궁의 등장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결혼 출산 육아 - 지난글 목차


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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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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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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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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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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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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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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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기, 힘들게 직접 낳지 마세요. 분양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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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는 반드시 아내를 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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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1.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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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기 -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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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조경수, 순치기, 방아다리. 그렇다면, 혹시 인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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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애완동물 대신 애완아이를 기르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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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2. 인간은 선한가? 인간은 악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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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인공수정, 체외수정, 시험관아기 그리고 ...

인간은 선한가? 인간은 악한가?


 이 글은 그냥 심심해서 끄적거리는 궤변일뿐입니다.


유물론자가 세상을 바라보며 뇌내망상하는 글입니다. 따라서 어떤 분들에겐 불편할 수 있습니다.


+++


인간은 선한가?


보통수명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망률이 높은 시기인 영유아기를 무사히 건너뛴 사람이 보통 죽는 나이를 말한다. 통상 수렵 채취인의 평균수명이 21 ~ 37 세 이고 보통수명이 72세 정도라고 알려졌다. 즉 원시인들도 노인이 되어서는 젊은이들의 부양을 받았다는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조차도 불구가 된 사람을 돌봤던 흔적이 있다. 대퇴골이 골절되어 정상적으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 오랫동안 살았던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누군가 자신의 사냥물을 나눠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또 호모 사피엔스 중에서도 젊을 때 다리뼈가 부러진 후 자연 치유된 다음에 장기간 살아남은 사례가 있다. 누군가 부상자를 보살폈던 것이다. 어떤 여성 인류학자는 그 회복된 다리뼈를 들어 보이며 인류의 이타성이 발현된 위대한 순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인간이 참 선한 것 같다.


인간은 악한가?


사실 역사적으로 보면 인간이 악하다는 증거를 훨씬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 두 문명이 충돌할 때, 그리고 그 문명의 수준이 현격하게 차이 날 때, 인간의 추악한 악의가 발현된다.


남북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백인에게 쓸려 버렸다. 호주와 뉴질랜드 애보리지널도 같은 운명이 되었다. 아프리카 흑인들은 사람 대접을 못 받고 노예로 취급되었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제국주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월등한 힘을 가진 인간 군집은 참으로 악랄하다.

 

그래서 인간은 선한 것인가? 아니면 악한 것인가? 결론은 내가 아는 놈에겐 선하고 모르는 놈에겐 한없이 악하다. 이웃에겐 한없이 착한데 이민족, 이교도 혹은 다른 사상을 가진 이들에게는, 참으로 못돼 처먹었다.


고고학적 연구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에 발생했고 7만 년 전에 뇌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했다. 유발 하라리는 이 돌연변이를 가리켜 인식 혁명 Cognitive Revolution 이라고 이름 붙였다. 대략 이때부터 사람들은 이상한 것들을 만들어 내고 믿기 시작했다. 사람의 몸뚱아리에 사자 머리를 한 조각품들이 이 시기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먹고 사는 데에는 아무런 쓰잘데기 없는 예술 활동을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동굴 벽에 물소나 자신들이 사냥하는 모습, 심지어 추상화까지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리차드 도킨스에 따르면 모든 생명체는, 인간도 포함하여, 유전자 Gene 의 생존기계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명령을 거부할 수단을 가지고 있으니, 그게 바로 인식 혁명으로부터 촉발된 밈 Meme 이다. 7만 년 전부터 시작된 Meme 의 영향력은 계속 강화되었고 현재는 이미 Gene 을 완전히 압도했다.


Meme 은 유사 이래 인간 활동의 거의 모든 것을 정의한다. 국가, 민족, 종교, 사상, 돈 등등 Gene 과는 전혀 상관없는 Meme 이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유인원들은 단체 생활을 한다. 그런데 Gene 의 영향력에서만 살아가는 종족은 한 무리가 150 개체 이상을 넘어가지 못한다. Meme 이 약한 수렵 채취인 부족들의 개체수도 대충 이와 같다.


Meme 이 Gene 을 압도하면서 인간은 수천, 수만, 수십만, 수백만 단위로 협력하는게 가능해졌다. 그리고 그 결과로 현대 문명을 일궜다. 반면, 이 Meme 끼리 충돌하면서 인간은 악랄해졌다. 예를 들어 기독교라는 밈을 보자. 자기들끼리는 ‘원수를 사랑하라’ 라는 경구를 외치며 사이좋게 지낸다. 그런데 이들이 이슬람이라는 밈을 만나면 십자군을 조직하여 죽여 없애기 위해 안달이였다. 물론 그 반대도 똑같이 적용된다.


밈끼리도 경쟁한다. 야훼 혹은 알라라는 밈은 ‘생육하고 번성하라’ 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기독교도들은 더 이상 이 명령을 듣지 않는다. 종교보다는 경제적인 밈의 압박이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밈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백인우월주의’ 라는 밈이 있는가 하면 ‘인도주의 Humanitarian’ 라는 밈도 있다. 돈 중심의 ‘자본주의’라는 밈과 사람 중심의 ‘공산주의’라는 밈이 차가운 전쟁을 벌이다가 결국 자본주의가 이겼다. 그 결과 자본을 차지한 극소수는 행복해졌고 대다수 민중은 불행을 느끼고 있다. 그리하여 Gene 의 명령인 'Gene의 대물림' 을 무시하고 있으며 이 경향은 가속화되고 있다.


돈이라는 밈이 지고지순의 선인 현 자본주의 치하 사회의 모순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뭔가 이를 대신할 새로운 밈이 필요할 것 같다. 향후 대다수 평범한 인간을 행복하게 할 새로운 밈이 우세한 사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써 놓고 보니 주제가 뭔지도 모르겠고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네. 쩝…..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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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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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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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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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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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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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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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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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기, 힘들게 직접 낳지 마세요. 분양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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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는 반드시 아내를 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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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1.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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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기 -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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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조경수, 순치기, 방아다리. 그렇다면, 혹시 인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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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애완동물 대신 애완아이를 기르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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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2. 인간은 선한가? 인간은 악한가?

애완동물 대신 애완아이를 기르면 안 되나?

 이 글은 그냥 심심해서 끄적거리는 궤변일뿐입니다.


유물론자가 세상을 바라보며 뇌내망상하는 글입니다. 따라서 어떤 분들에겐 불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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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말하면 욕먹을 말이겠지만, 출산율 감소는 여성 해방의 결과물이다.


이유야 여러가지 겠지만 인권은 계속해서 강화되어 왔고,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극히 최근에 일이다. 이 시리즈의 초기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시피 여성은 그냥 권력자의 재산이자 후계자를 생산하는 도구였을 뿐이다.


일반 민중에게도 남자와 여자는 유별했다. 남자의 덕목은 능력이고 여자의 이상향은 현모양처였다. 그런데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자본주의와, 그에 대한 반발로 대두된 사회 공산주의, 그리고 그 두 세력의 차가운 전쟁이 여성을 해방시켰다.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결국 자본주의가 승리했다. 승리의 전리품으로 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를 챙겼다. 그 결과로 이 세상은 더 이상 평범한 남자가 혼자 벌어서 가정을 꾸리는게 불가능해졌다. 여자가 사회에 진출했고 남자들과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모럴은 근면과 노동이다. 더 이상 세상은 사람들이 유유자적 하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여자는 출산과 육아에 쏟을 시간이 없다. 남자도 더 이상 자신의 배우자가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자본을 위한 경쟁만이 최고의 덕목이 됐다. 결혼이 점차 사라지고 출산과 육아는 미친 짓이 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결혼한 여성이 첫 출산하는 평균 나이는 33.4세다. 옛날 같으면 손주를 볼 나이에 첫 아이를 낳는 것이다. 첫째부터 엄청난 노산이니 둘째는 언감생심이다. 사람들이 자본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 속에서 연애와 결혼과 출산은 한참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점점 심화될 예정이다.


사회 구성원이 계속 충족되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이민을 받는다. 초산 연령이 27세인 미국조차도 현 인구 유지를 위한 출산율 2.1에 못 미친다. 따라서 해외로부터 이민을 받는다. 세계 최강국 답게 전 세계의 천재, 수재들이 제 발로 미국으로 건너간다.


다른 나라들은 미국처럼 축복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에서는 이민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출산율이 낮은 동아시아는 이민을 수용하기에 적합한 나라가 아니다. 또한 한없이 이민으로만 부족한 인구를 충당하는 것도 결국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은 뭔가 애착의 대상이 필요하다. 이성이나 출산이 필요한 자녀 대신 애착할 것은 결국 애완동물이다. 연애를 하지 않으면서, 결혼을 하지 않으면서, 자식을 기르지 않으면서 애완동물 시장은 점점 커가고 있다. 마트에 애완동물 용품과 사료 판매대는 점점 다채로워지며 몸집을 한없이 불리고 있다. 더불어 길가에 동물병원도 그 수가 늘어만 간다. 이전엔 못보던 애완동물을 위한 그루밍 서비스도 성장 일로에 있다.


그렇다면, 사회 구성원의 충족을 위해, 애완동물 대신 아이를 기르면 안 되나? 물론 개나 고양이처럼 아이를 혼자 방치하면 안 되겠지만, 독신남녀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자신의 애완 아이를 돌보며 애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을까?


어차피 궤변이니 좀 더 나아가 보자. 사유리는 미혼인 상태에서 정자를 기증 받아 자신의 아이를 출산했다. 그런데 아이를 뱃속에서 열 달간 기르고 출산한다는 것도, 하루 빨리 자본을 획득하여야 하는 이 세상에서, 여자에겐 굉장히 큰 희생이다.


혹시 아예 출산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반쪽 가진 아이를 얻는 방법은 없을까?


(계속)


결혼 출산 육아 - 지난글 목차


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html

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2.html

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3_15.html

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feat.html

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30.html

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9-sexual-intercourse.html

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blog-post_27.html

8. 아기, 힘들게 직접 낳지 마세요. 분양받으세요.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blog-post_29.html

9.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는 반드시 아내를 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blog-post_31.html

외전 1.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html

10.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기 - 이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_8.html

11. 조경수, 순치기, 방아다리. 그렇다면, 혹시 인간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_14.html

12. 애완동물 대신 애완아이를 기르면 안 되나?

인간은 신을 만들고 있는가?

 인공지능이 한창 화제를 몰고 있다. ChatGPT 가 변호사 시험에서 인간보다 훨씬 우수한 성적을 획득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많은 인원이 해고되고 있는데 그들의 작업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인공지능이 일러스트를 그려내서 많은 그림쟁이들에게 좌절을 줬다. 또 그 전전에는 ChatGPT 에서 촉발된 언어 모델들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기 시작해서 헐리우드 작가들이 파업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제 OpenAI 에서 영상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까지 발표했다. 드디어 영상 관련 창작자들의 밥그릇도 위험해졌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나같은 트럭 운전사가 먼저 잘릴 줄 알았는데 돌아가는 꼴을 보아 하니 전문직이나 그림쟁이, 글쟁이 같은 창조적인 작업자들이 더 먼저 나가 떨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알파고였다. 절대로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바둑에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압도하며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제 인간은 바둑이라는 게임에서 인공지능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이 모든게 딥 러닝 Deep Learning 으로부터 촉발됐다.

인간의 신경세포는 징그럽게 생겼다. 촉각, 후각, 시각 등의 감각을 전달하기 위해 세포에서 메두사처럼 많은 촉수(수상돌기)가 돋아나 있고, 신경세포끼리 통신을 위해 축삭돌기니 시냅스니 하는 복잡한 구조를 가졌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이런 신경세포 1,000억 개가 모여 있는 것이다. 이들 신경 세포는 축삭돌기나 세포 본체에서 뻗어나온 수상돌기끼리 얼기설기 엮인 시냅스를 통해 서로 네트워크를 이뤄 통신한다.


사람이 기억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즉 학습을 하면 신경세포끼리 새로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학습을 더 깊게 하면 네트워크가 더 촘촘해지고 강해진다. 인공지능의 딥 러닝은 인간의 이러한 뇌세포를 흉내낸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신경세포를 흉내낸 노드간에 네트워크를 만들고 문제 해결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드간의 네트워크 가중치를 조절하며 학습을 해 나가는 것이다. 마치 인간이 장기 기억이나 학습을 통해 뇌세포 간의 시냅스를 강화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결과,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


현재 알파고는 버전을 거듭하여 이세돌을 이긴 초기 알파고보다 훨씬 강력해졌다. 최종 버전인 알파고 제로는 인간에게 질 확률이 없어져서 더 이상 사람과 대국을 하지 않는다. 인간은 도저히 알파고 제로의 수를 이해할 수 없기에 프로기사를 포함한 전 인류가 달려들어도 알파고 제로를 이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즉 바둑계의 신으로 등장했다.


알파고는 약인공지능으로 분류된다. 바둑 이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이다. 비록 바둑계에서는 적수가 없는 신과 같은 존재이지만 다른 걸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약한 인공지능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길, 인류는 강인공지능의 등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한다. 강인공지능이란 온전한 사람의 능력이 구현된 인공지능을 말한다. 한 분야에만 특화된게 아니라 인간사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


인류는 강인공지능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많을 것이다. 그리고 알파고가 이세돌을 쉽게 꺾었듯, 강인공지능은 인류의 문제를 손쉽게 해결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난치병을 치료하는 법, 환경 오염을 되돌리는 법, 암흑 물질의 정체, 암흑 에너지 작동 원리, 중력의 발생 원인, 리만 가설의 증명 등등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이 강인공지능과 동등하게 교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체 인류 중에서 최고로 바둑을 잘 두는 프로 기사도 알파고에게 승리하는게 불가능하다. 알파고의 수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로, 강인공지능의 해법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를 저지하는 방법을 강인공지능에게 물었을 때, ‘아프리카 대륙의 마사이족을 캐나다 유콘주 툰드라 지역으로 이주시켜라’ 라는 답이 나왔다면, 인간은 이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실행해야 할까?


세상에 일어나는 불합리한 일들을 종교 지도자에게 물어보면 곧잘 나오는 답이 있다. ‘신의 뜻을 하찮은 인간 따위가 어찌 알리오.’ 아마도 강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신의 지위를 차지할 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인간이 이룩한 모든 수학, 물리, 천문학, 의학, 철학 등을 모두 학습한 강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을 어떻게 대할지 흥미진진 하다.


조경수, 순치기, 방아다리. 그렇다면, 혹시 인간도?

 


강남 고층 빌딩가를 걷다 보면 가끔 소나무를 조경수로 심어 놓은 것을 보게 된다. 도심의 매연에 시달리는 소나무는 산속에서 보는 소나무와는 달리 솔잎이 듬성듬성하고 까맣게 솔방울이 잔뜩 달려 있다. 등산을 하다 보면 자리를 잘못 잡아 성장이 늦고 뒤틀린 소나무를 볼 수 있다. 재수가 없어서 응달해서 자라났거나 돌틈에 뿌리를 내린 경우다. 그런 소나무들도 스트레스성 탈모를 앓는 것 마냥 솔잎이 듬성듬성하고 솔방울이 건강한 소나무 보다 많이 달려 있다.


식물학자가 말하길, 이런 소나무들은 자신이 건강하게 오래 살지 못할 것을 깨닫고, 오로지 후손을 많이 남기는게 유일한 목적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성장이나 솔잎을 늘리는 것보다 솔방울을 만들어 내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는 것이다.


식물의 이런 특성을 농업에 이용하기도 한다. 서울에 살 때 아내와 함께 도시 농부학교에 다녔었다. 그때 식물에게 위기 상황을 겪게 해서 수확을 늘리는 여러 가지 방법을 배웠다.


먼저 콩 순치기가 있다.


이것의 유래는 이렇다. 소가 콩잎을 아주 좋아한다. 어느 날 사람의 감시망을 피한 소가 콩밭의 콩잎 일부를 뜯어 먹었다. 농부는 소를 매질하여 쫓아냈다. 그런데 가을에 농부는 소가 잎을 뜯어 먹은 콩에서 더 많은 콩깍지가 열린 것을 목격하게 된다. 소에게 느닷없이 생장점과 잎을 뜯어 먹힌 콩은 위기 상황을 감지하고 자기 자신의 몸을 키우는 것보다 후손을 더 많이 남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열매가 열렸다. 그 후로 콩 순치기는 정식 농사법이 되었다.


콩이 어느 정도 자라면 농부는 낫으로 콩의 윗부분을 쳐서 잘라내며 지나간다. 느닷없이 날벼락을 당한 콩들은 자신의 몸집을 불리는 걸 포기하고 부지런히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고추를 재배할 때는 ‘방아다리 제거하기’ 라는 기법이 있다. 어린 고추나무가 자라다가 처음 두 개나 세 개의 가지로 분기되는 지점을 방아다리라고 한다. 고추 꽃은 이렇게 분기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첫 방아다리에서 한 개 내지 세 개의 고추꽃이 피어난다. 이 첫 분기점의 고추꽃 혹은 고추들을 몽땅 제거해 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소중한 첫 아이들을 잃은 고추나무는 화들짝 놀라 그 위에 분기되는 모든 지점에서 최대한의 고추꽃을 발생시키기 위해 애쓴다. 따라서 수확이 늘어난다.


위 사례가 알려주듯 식물들은 조건이 좋으면 우선 자기 자신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위기 상황이 닥치면 후손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인간도?



현재의 인구를 똑같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2.1의 출산율이 필요하다. 즉 여성 한 명이 두 명의 아이를 출산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재 OECD 국가 중에서, 유대교 근본주의자 하레디들이 7명 이상의 아이들을 낳는 이스라엘 정도를 제외하면, 이런 높은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나라가 없다. 혹시 인간은 후손을 남기기엔 너무 좋은 조건에 살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보면 인간은 유사이래 최대의 풍요를 즐기고 있는게 맞다. OECD 국가에서 굶어 죽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내연기관과 전기를 활용한 현대 문명은 각 개개인이 중세 시대 왕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한다. 누군가 계산하기를, 현대 상품 제조 및 유통체계와 교통수단과 가전도구들이 과거 하인 100명 이상의 노동력을 각 개개인에게 제공한단다.


더 이상 인간은 굶주림과 추위와 비바람과 맹수에 대해 과거처럼 걱정하지 않는다. 사방이 막히고 지붕이 둘러 쳐진 안락한 집에서 포근한 침구 안에서 잠들며, 비디오 게임과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통해 옛 귀족보다 훨씬 더 풍족한 유흥거리를 즐기고 있다. 나 홀로 먹고 즐기기에도 시간이 모자르다. 연애도 귀찮고 출산과 육아는 꿈도 안 꾸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매연 속의 소나무 조경수처럼 일부러 환경을 악화시켜야 할까? 콩처럼 순치기를 해야 할까?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계속)


결혼 출산 육아 - 지난글 목차


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html

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2.html

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3_15.html

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feat.html

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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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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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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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기, 힘들게 직접 낳지 마세요. 분양받으세요.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blog-post_29.html

9.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는 반드시 아내를 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blog-post_31.html

외전 1.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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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기 - 이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2/blog-post_8.html

11. 조경수, 순치기, 방아다리. 그렇다면, 혹시 인간도?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기 - 이민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1의 출산율이 필요하다. 즉 여성 한 명당 평생 두 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제 1세계의 출산율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 가장 심각한 한국의 경우 0.7을 밑돌 때도 있다. 한국인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인은 멸종 위기종인 아프리카 코뿔소나 수리부엉이를 걱정할 계제가 못 된다.


한국 이외의 선진국들은 낮은 출산율을 이민으로 보충하고 있다. 비영어권인 독일도 국가 차원에서 난민 수용은 억제하고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이민을 장려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이민 시장에서 인도인들은 완전 블루칩이다. 그래서 전 세계에 인도계 이민자들이 넘쳐 흐른다. 미국의 it 시장은 인도인이 장악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시크교 신도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인이 이처럼 이민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언어.


인도의 공식 언어는 영어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 인도를 여행했을 때 영어를 못 하는 인도인을 많이 만났다. 인도인 끼리는 힌디어를 쓴다. 알고 보니 인도연방의 메인 언어는 힌디어이고 준공용 언어는 영어다. 인도에서도 그렇고 캐나다에서도 인도인 끼리는 영어를 쓰지 않는다. 그런데 왜 영어가 준 공용어일까? 타밀나두 주의 폰디체리라는 소도시 한 식당에서 그 이유를 직접 깨달았다.


식당에서 여주인에게 영어로 주문을 한 후 기다리고 있을 때 한 청년이 들어왔다. 그도 영어로 음식을 주문한 후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일을 시작하기 전에 여행 중이라고 했다. 사연이 재밌었는지 식당 여주인도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 둘이 한참 동안 영어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둘 사이의 대화가 완벽하지 않은 영어 때문에 자주 중단되기에 내가 우리 때문에 영어로 대화할 필요 없다고, 왜 영어로 굳이 얘기하냐고 말해 줬다. 그랬더니 그 둘이 나를 이상한 듯 쳐다보며 말하길,


“우리 말 안 통해. 영어로만 말해야 돼.”


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식당 여주인은 타밀어를 쓰고 힌디어를 모른다. 북쪽에서 온 예비 공무원 청년은 힌디어를 쓰고 타밀어를 모른다. 둘 사이의 공용어는 영어뿐이다. 인도 연방의 공용어가 영어인 이유다. 그리고 영어권 국가는 강력한 이민 수용국이다. 이민을 가고 싶은 많은 한국인들이 영어 때문에 좌절한다. 중등 교육 이상을 마친 인도인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난관이다.


둘째 자질.


세계 3대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가 인도다. 인더스 문명에서, 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인류 역사상 최고로 위대한 발명품이 나왔는데 바로 숫자와 0이라는 개념이다. 흔히 아라비아 숫자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아라비아 사람들이 인도에서 발견하여 유럽으로 전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일 뿐이다. 이 획기적인 발명품은 순식간에 그 유용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에 퍼졌다. 엄청나게 많은 언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숫자를 표현할 때 만큼은 전 세계인이 인도어를 쓴다. 이 천재적인 숫자 표기법으로 인해 현대 수학과 과학기술이 가능해졌다. 전 세계는 인도에게 빚을 졌다.


이들의 피에 흐르는 이러한 천재적인 자질과 더불어 높은 교육열은 인도에게 최대의 수출품을 선사했으니, 바로 최고 경영자 CEO 다.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 CEO 대다수가 인도인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샨터누 너라연 어도비 CEO 등등 눈이 부실 정도다.


최근에는 최고 경영자를 떠나 정치계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영국의 총리가 힌두교를 믿는 인도계이며, 미국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와 대항하는 사람이 인도계 이민 2세 정치인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한국인 못지 않은 인도인의 높은 교육열이 한몫을 했다. 그런데 그 방향성이 다르다. 한국의 천재들은 SKY 의대로 가서 의사가 된다. 인도의 천재들은 인도 공과대학을 가서 기술자가 된다. 한국의 의사 지망생들이 대치동 학원가에서 공부할 때, 인도의 it 기술자 지망생들은 인도의 어떤 소도시에 모여 인도 공과대학 입학을 위한 학원 수업을 듣는다. 그 소도시는 기능적으로 서울의 대치동과 완벽하게 동일하다.


인도 공과대학의 졸업 시즌이 되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등에서 인사 담당자가 방문하여 우수한 졸업생들을 입도선매한다. 졸업과 동시에 그들은 연봉 20만 불 이상을 받으며 미국으로 향한다. 곧이어 그/그녀의 교육에 헌신한 가족들이 자랑스러운 그/그녀를 따라서 미국으로 이주한다.


이 시리즈의 ‘섹스의 미래’ 편에서 내가 테슬라의 로봇을 소개한 동영상을 하나 올렸었다. 그 영상의 마지막에서 로봇은 ‘나마스떼’ 하며 인도식 인사를 한다. 개발자 팀에 인도인이 다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섹스 파트너 로봇을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는데, 인도에는 또 ‘카마수트라’ 라는 섹스에 관한 기발한 매뉴얼이 있다. 향후 인류는 카마수트라를 완벽하게 숙지한, 인도인이 만든 섹스 로봇의 신세를 지며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써 놓고 보니 글이 중구난방이다. 도대체 주제가 뭐냐?


아, 생각났다. 결혼이 끝장났고 출산이 그 뒤를 따르는 세상이다. 그런데 있는 놈들은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고 있다. 그것도 쓸 만한 놈들만 골라서 말이다. 그러니 이런 나라들은 아직 아무런 걱정이 없는데, 앞으로 한국은 어쩌려나?


(계속)


결혼 출산 육아 - 지난글 목차


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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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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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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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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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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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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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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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기, 힘들게 직접 낳지 마세요. 분양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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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는 반드시 아내를 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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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1.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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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기 - 이민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이 글은 그냥 심심해서 끄적거리는 궤변일뿐입니다.

유물론자가 세상을 바라보며 뇌내망상하는 글입니다. 따라서 어떤 분들에겐 불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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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출산 육아

 

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8. 아기, 힘들게 직접 낳지 마세요. 분양받으세요.

9.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는 반드시 아내를 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외전 1.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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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lizards 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Lot은 Parking lot 의 그 lot 이다. 주차장의 도마뱀이 뭐 어쨌다고? 사실은 트럭스탑 등에서 트럭커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매춘부를 일컫는 은어다.

 

유전자의 재생산을 위한 성교와 출산까지도 분업화한 개미나 꿀벌과는 다르게 인간은 개개인 모두가 섹스가 가능하다. 그 부작용으로 대부분이 성욕에 고통받고 있다. 짝짓기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수컷들을 유혹하기 위해 매춘이라는 직업이 생겨났다. 그리고 길 위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는 트럭커들을 꼬시는 매춘부가 바로 Lot Lizard 다.

 

트럭스탑에는 트럭커를 위한 여러 가지 편의 시설이 있다. 샤워실, 라운지, 게임룸, 당구대, 운동기구, 이발소, 이동 교회 등등이 그런 시설이다. 때로는 마사지 서비스를 하는 장소도 있다. 마사지를 해 준다는 포스터가 주소나 전화번호와 함께 붙어 있는 것이다. 트럭커들의 리뷰에 따르면 이런 장소도 매춘이 일어나는 은밀한 곳이다. 노골적으로 이런 포스터를 붙여 놓은 것을 와이오밍이나 아이오와의 트럭스탑에서 본 적이 있다.

 

예전에는 매춘부가 외로워 보이는 트럭커의 트럭을 점찍은 후 밤에 트럭 문을 똑똑 두드리고 다녔다는데 요즘은 보기 힘든 장면이다. 사실 트럭스탑 트럭 주차장에서 여자 보기 힘들다.

 

하지만 간혹 시골 트럭스탑에서는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나곤 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캔사스의 어떤 깡촌 트럭스탑에서 'Lot Lizards 출입 금지' 라는 스티커를 크게 출입문에 붙여 놓은걸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서 나도 처음 Lot lizard 와 조우했다.

 

그 조그마한 트럭스탑 옆에는 쌩뚱맞게도 아주 커다란 카지노가 있다.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트럭스톱 보다는 좀 더 공간 여유가 있는 카지노 화장실을 갔다. 밤을 보내기 전에 양치질을 한 후 화장실 사용한 값을 치르기 위해 5달러 정도를 슬롯머신에 넣고 휠을 돌렸다. 그런데 덜컥, 한 30불 정도 따 버렸다. 제길, 빨리 트럭으로 돌아가 자고 싶은데 할 수 없이 좀 더 놀게 생겼다.

 

그때 빈자리도 많은데 웬 여자가 내 옆에 앉고는 슬롯머신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흘깃흘깃 계속 나를 훔쳐보는 것이었다. 나는 그 여자가 처음부터 의심스러웠다. 평일이라 자리도 많은데 왜 굳이 내 옆에 앉은 것일까? 온몸으로 '너에게 전혀 관심 없음' 의사를 품품 뿜어냈다. 여자는 살짝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갔다.

 

뜻을 이루지 못한 그 여자가 괜히 불쌍했다. 아마 카지노에서 모든 돈을 잃고 급전이 필요했나 보다. 그러니 나 같은 볼품없는 중국인 트럭커까지 꼬시려고 했겠지.

 

또 한 번은 위스콘신에 있는 큰 트럭스탑에서였다. 그 전날 앞바퀴 바람이 계속 빠져서 그 트럭스탑에 있는 샵에서 타이어를 새로 바꾸고 거기서 밤을 보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또 바람이 빠져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트레일러를 분리하고 트럭을 샵 앞에 세워 둔 후 샵이 오픈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샵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때 이른 아침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숏 팬츠를 입은 여자가 나에게 접근해 내 옆에 앉았다.

 

'굿모닝! 너 트럭 드라이버니?'

'응!'

'아, 추워! 너 트럭 어디 있니? 혹시 네가 가는데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

'엄… 내 트럭은 고장 나서 지금 고치려고 샵에 있어.'

 

그러자 그녀는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채 1분도 걸리지 않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쌀쌀한 새벽 날씨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헐벗은 복장을 한 그녀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괜히 서글퍼졌다.

 

인간 종족도 개미처럼 섹스와 출산을 분업했더라면 더 좋은 사회가 됐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