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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청소기 ROBOROCK Q REVO 를 보고 감탄하다

 


‘우, 쒸~ 내가 시급이 얼마짜린데 이런 일을 해야 돼요?’


같이 살고 있는 아들 녀석에게 아내가 진공청소기좀 밀랬더니, 툴툴거리면서 청소를 하며 그놈이 했다는 말이다.


맹랑한 녀석 같으니라구, 곧 ChatGPT 때문에 실업자 신세가 될지도 모르는 녀석이 말이야! 집에 가서 혼쭐을 내 줘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전해 준 다음 말을 듣고서 혼내는걸 보류했다.


‘그래서 자기 청소하기 싫다고 로봇 청소기를 주문했데!’


뭐 대충 장난감 같은 거겠지, 라고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어라? 이거 물건이다!


돌돌돌 돌아다니면서 먼지를 빨아들이고 마루에 물걸레질을 한다. 지가 알아서 카펫은 흡입력을 높이고 물걸레를 위로 들어 올린다. 전원이 모자라면 자기가 도킹 스테이션으로 돌아가서 충전을 한다. 모아진 먼지를 도킹스테이션에 있는 먼지함에 자기가 비운다. 도킹스테이션에 있는 물통에 물을 채워 놓으면 더러워진 물걸레를 빨고 오수는 별도의 물통에 채워 놓는다.  청소를 마친 후에는 내장된 열선으로 스스로 걸레를 말려 놓는다. 우와 신경 쓰지 않는 동안 기술은 이렇게나 발전했구나!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의 등장으로 가사노동 부담이 수직 낙하했다. 아들이 산 로봇 청소기를 보니 이제 청소도 가사노동의 범주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신난다! 나도 가끔 청소기 돌리기 귀찮았는데 이제 영원히 청소로부터 해방이다. 만세!


‘올 봄부터는 나 말고 쟤한테만 잔디깎이 시켜!  요즘 보니까 좋은 로봇 잔디깎이 많더라고!’


내가 아내에게 속삭였다.  흐흐~


북미 트럭커의 모든 것 3) 어떤 운전면허 학원에 가야 할까?

 


‘너는 그래도 글을 읽을 수 있으니 괜찮겠다.’


Class 1 운전면허를 따고 겨우겨우 직접 트레이닝을 받을 때의 일입니다. 제 인스트럭터는 대학원을 졸업한 인텔리 중국인이었습니다. 트립의 첫 날 그가 저에게 한 말이 바로 제가 영어 교통 표지판을 읽고 해석해서 대처할 수 있다는 데에 대해 안도하는 것이었습니다.


배경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2017년 봄에 면허를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취직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어떤 트럭 회사가 운영하는 운전면허 학원에 심화과정으로 다시 등록했습니다. 과정을 마친 후 그 트럭 회사가 저를 채용하는 조건이었죠. 뭐, 간단히 말해서 돈을 내고 취직 기회를 산 겁니다.


그 트럭 회사와 학원은 인도인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모든 직원과 대부분의 드라이버와 학원 수강생들이 인도인이었습니다. 기본 언어가 힌디어죠. 사방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인도어가 들렸습니다. 인클래스 수업도 저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어를 했습니다만 그들끼리 질문과 응답, 잡담 등등은 힌디어였습니다. 저는 완전히 이방인이였죠.


약 한 달간 과정을 마친 후 겨우 제 인스트럭터를 모시고 캘리포니아로 트립을 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취직된 건 아니었습니다. 6주간 트레이닝을 받으며 무급으로 운전했죠. 그리고 그 중국인 인스트럭터가 한 말이 대부분의 인도인 초보 운전자가 운전을 하며 교통 표지판을 읽고 해석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6주간의 트레이닝을 마치고 드디어 급여를 받으며 팀 드라이버의 일원으로서 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팀 드라이빙이란 두 명의 드라이버가 밤낮없이 트럭을 운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두 명 모두 초보입니다. 한 명이 운전을 할 때 또 한 명은 벙커에서 잡니다. 개인적으로는 안전상의 이유로 처음부터 단독 드라이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짐을 받거나 내릴 때 비좁은 곳에서 후진을 해야만 합니다. 초보때는 좁은 곳에서 후진을 할 때 한 사람은 밖에 나와 봐 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미트럭은 관절이 있어서 후진시 많은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값비싼 트럭이 계속 운행을 할 수 있기에 커다란 이득입니다.


제 파트너는 젊은 시크교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토론토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알버타로 건너와 영주권 취득을 위해 트럭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와 한 5 개월간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회사의 젊은 인도인 드라이버가 큰 사고를 냈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럭을 위한 Runaway ramp 를 트럭 전용도로인 걸로 착각하고 고속으로 진입해 버린 것이죠. 트럭은 폐차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파트너에게 어떻게 영어를 잘 읽지도 못하는 인도 청년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후훗, 다 방법이 있지. 우리 인디언에게 불가능이란 없어. 하지만 너에겐 비밀이야!’


저는 세상에 별일도 다 있다, 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2018년도 사스카추완의 인구 6,000명 정도의 소도시 험볼트에서 큰 비극이 일어납니다. 캘거리에 사는 인도인 초보 트럭 드라이버가 스탑 사인을 무시한 채 스쿨버스를 들이받아 16명이 숨지고 13명이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희생자는 모두 험볼트에 사는 어린 하키 선수들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제가 심화 과정을 마쳤던 그 학원은 주 정부에 의해 폐쇄됐습니다. 그리고 그 트럭 회사도 일감이 많이 줄어든 코로나 팬데믹 시절 파산하고 없어졌습니다. 더불어서 운전면허 취득 절차가 엄청나게 많이 강화됐습니다.


이제 면허를 취득하려면 의무적으로 Class 1 MELT (Mandatory Entry Level Training) 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제가 2017년에 면허를 취득할 당시에는 없던 것입니다. 코스 비용만 1만 불에 육박합니다. 여기에 시험에 응시할 때, 건강 검진 등등에 별도의 비용이 듭니다. 제가 2017년에 학원을 조사할 때는 이른바 야매 - 가라, 유도리 - 가 가능했습니다. 따라서 인도계 트럭킹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자그마한 운전면허 학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닌 듯 싶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면허취득 방법과 노하우에 대해서 떠벌릴 입장이 못 됩니다.


제가 면허를 취득하고 여기저기 입사 지원을 할 때, 가장 처음, 그리고 빠지지 않고 질문 받은게 ‘어떤 학원을 수료했는가’ 입니다. 트럭 회사들도 야매로 면허를 취득한 운전자를 가려내기 위함이었겠죠. 여튼 저는 캘거리에 있는 CCA TRUCK DRIVER TRAINING LTD 에서 수강하고 시험을 봤습니다. 전화 면접을 하던 모든 트럭 회사들은 이 학원을 알고 있었고 최소한 저는 정식으로 교육을 받고 면허를 취득한 걸로 인정해 줬습니다.


MELT 프로그램이 의무화된 이 때, 아직도 이게 유효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운전 학원 만큼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에서 수강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건승을 빕니다.


(계속)


지난글 목차


0) Class 1 면허를 딴 후 트럭커가 되는 방법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class-1.html

1) 영어를 어느정도 해야 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_19.html

2) 트럭 운전 면허를 취득하는 절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2_23.html

3) 어떤 운전면허 학원에 가야 할까?


담배 2.9375



포기하면 좋습니다.


저의 경우입니다. 어려서 별로 축복받은 환경이 아니었기에 포기하는데 익숙했습니다. 딱히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편이 아닙니다. 어차피 원하는 것을 많은 경우에 얻을 수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의외의 효용이 있습니다.


첫째, 가열찬 노력끝에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 환희보다는 지쳐버리는 성격입니다.

둘째, 원하는 목표는 어차피 이뤄지기 힘듭니다. 반 포기 상태에서 목표를 향해 가다 보면 결국 실패했을 때에도 그 데미지가 별로 크지 않습니다.

셋째, 간혹 운이 좋아서 설렁설렁 하던게 예상 외의 성공을 거둘 때가 있습니다. 이 때는 투입, 즉 노력 대비 성과가 너무 좋아서 오히려 더 큰 기쁨과 충만함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래서 젊었을때 부터 뭔가 간절히 원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고 3 때, 대입 학력고사를 마치고 단체미팅을 간 적이 있습니다. 이 때가 모친을 제외하고 처음 이성과 마주친 때입니다. 아주 큰 망신을 당했습니다. 그 후에도 여성분으로부터 경멸에 찬 시선을 몇 번 받고나서 제 자신을 살펴봤습니다. 겨우 160 센치대 중반 미치는 단신, 여드름에 뒤덮인 얼굴, 두꺼운 안경, 곱슬머리, 홀어머니에 외아들... 거울속의 제 자신이 추하더군요. 그럴만 했습니다. 그 때 부터 독신주의를 자처했습니다. 여성에 대한 관심을 끊었습니다. 과의 이성 동료나 후배 여자사람들에게 데면데면하게 굴기 시작했습니다.


뭔가를 포기하니 그 뭔가가 제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실 대학교 학창시절에 연애 경험이 꽤 됩니다. 갑자기 친구의 여친이 제게 고백했습니다. 후배가 손수 조끼를 떠서 제게 선물했고 저는 그 후배를 피해서 도망다녀야만 했습니다. 두 여자가 저를 두고 다투는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점점 책임질 일이 늘어갈 때 비슷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몇 개월간 공들인 프로젝트가 허사가 되었을때 참 허탈했습니다. 불쑥 찾아온 일본인에게 프로젝터도 아닌 A4 출력물로 건성건성 솔루션을 설명하고 헤어졌는데 4 년간 최고의 고객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큰 기대를 안하고 건들건들, 되던 말던, 건성건성, 그냥 면피 정도만의 노력을 하는게 제 삶의 지혜였습니다. 그렇게 해도 될건 되고 안될건 안되더군요. 예상외로 되면 더 기쁘고, 역시 안되면 그럴줄 알았다~ 하며 소주 한잔에 금방 잊을 수 있고...


그래서 추석 연휴 첫날에 담배를 끊기로 했을 때, 사실 그리 심각하게 생각한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금방 금연을 포기할 예정이었으니까요. 제가 잘 될리가 없죠, 뭐. 그래서 아무에게도 제가 담배를 끊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저를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아갔습니다. 저는 궁지에 빠졌고 결국 금연을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3부에 계속)


세이노의 가르침 20) 돈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사람은 똑같지 않다. 따라서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다. 각자의 재능도 다 다르다.


일단의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축구 선수가 되고 팀이 구성되며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들은 모두 축구를 좋아하지만 누군가는 각광받는 스트라이커가 되고 어떤 사람은 만년 벤치 신세가 되기도 한다. 득점왕 스타 스트라이커는 자기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요리하다가 장사를 시작하여 체인점을 내고 결국 백종원처럼 외식 사업에서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음식점 사장들이 백종원처럼 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백종원이 자기가 벌이는 사업에 비해 발가락의 때만큼도 안 되는 자그마한 분식점 주인할머니를 비웃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돈이 너무 좋아서 돈 버는 일에 집중하여 크게 부자가 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돈을 좋아한다고 누구나 부자가 될 수는 없다. 대부분의 부자는 부자가 못된 사람들을 우습게 보진 않는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고 아마도 그럴 것이다.


돈이 있건 없건 맘 편히 사는 아내나 나 같은 사람도 있다. 나는 차를 굴릴 형편이 못돼 전철과 버스를 타는 시절에도 잘만 놀러 다녔다. 시외버스를 타고 설악산, 지리산 등등을 올라가 산속에서 노숙자처럼 잤다. 나는 노숙자가 되도 맘 편히 즐겁게 놀 수 있는 사람이다. 진짜다. 난 한때 노숙자가 되고 싶기도 했다.


세이노의 경우는 삶의 기준이 돈이다. 그는 돈이 없어서 자살까지 기도한 사람이다. 즉 그에게 돈 = 생명이다. 병적으로 돈에 집착하는 사람이다. 중요하다. 그는 병적으로 돈에 집착한다고 했다. 어느정도냐 하면 가난한 사람은 살 가치조차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손목을 두 번 그었다. 어떻게 운이 좋아서 세이노는 부자가 됐다. 여기서 그의 문제점이 시작된다. 그는 빈자를 능욕하기 시작한다.


그에게 돈은 삶과 죽음을 정하는 기준이고, 선과 악을 가르는 척도다. 따라서 부자는 생명이자 선이고 가난뱅이는 죽음과도 같은 악이다. 돈이 승리자와 패배자를 나누는 기준이다. 돈을 가진 승리자는 갑질을 할 권리가 있으며 가난뱅이 패배자는 갑질을 당해 마땅하다. 돈을 가진 자가 귀족이며 빈자는 천민일 뿐이다. 부자의 시간은 소중하고 빈자의 시간은 쓸모없다. 시간은 금이라는 격언은 부자에게만 해당한다. 가난뱅이에게는 건강마저도 사치다. 부자는 행복해야 하고 가난뱅이는 반드시 불행해야 한다. 부자의 삶은 즐겁고 빈자는 재미없는 삶을 살아야만 한다. 부자는 부지런하고 빈자는 게으름뱅이다. 부자는 정상인이고 가난뱅이는 성격 파탄자들이다. 부자는 고귀하고 빈자는 천박하다. 오로지 돈을 가진 자만이 아름다운 엘프다. 가난뱅이는 추악한 오크에 불과하다. 그가 쓴 ‘세이노의 가르침’ 책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패턴이다.


세이노가 믿는 것은 오로지 돈 뿐이다. 그는 돈 이외의 모든 것을 믿지 않는다. 오죽하면 필명까지 Say No 다. 그는 부동산 투자를 할 때 그보다 부자인 사람이 내놓은 물건은 아예 현지 조사조차 안 하고 매입한다. 자기보다 부자인 사람의 안목을 믿기 때문이란다. 그의 돈에 대한 신뢰는 이처럼 중차대하다. 따라서 이처럼 완벽한 신과도 같은 돈을 많이 가진 나, 세이노는 우월한 존재다. 자기가 우월하므로 자신보다 가난한 직원과 타인에게 행하는 갑질이나 개지랄은 정당하다. 부자인 나의 주변에서 걸리적거리는 놈들은 다 개새끼, 18년들이므로 나의 욕을 처먹어 마땅하다. (세이노의 가르침 2, 7 편 참조)


다시 한번 반복한다. 그는 ‘병’적으로 돈에 집착한다. 새파랗게 젊은 시절 가난하다는 이유로 자기 손목을 두 번 그었다. 굶어 죽는 지경이 되어도 수입이 뻔히 보이는 일은 하려 하지 않았다. 즉 받는 돈 이상 일하려 하지 않았고 아무 일이나 하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일을 하느니 그냥 죽자고 결심하고 실행해 옮겼다. 자살에 실패한 후 그는 다시 심기일전하여 결국은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 밑에 직원을 두는 사장이 되었다. 그는 돈을 더더욱 벌기 위해 자기 직원들에게 이상한 말들을 하기 시작한다. ‘가난뱅이는 받는 돈 이상 일하려 하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 일이나 하려 하지 않는다’ 라는 말들을 자기 직원들에게 떠벌린다. 오로지 자기 직원들을 일 시켜 돈을 더 벌어 내기 위해 자기가 자살할 당시의 상황까지 까먹었다. 이런 자기 모순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갑자기 쌍욕을 섞어가며 룸싸롱 접대를 비난하다가, 미모의 여직원을 채용해 접대부로 만드는 일을 서슴치 않는다. 직원이 마음에 안들면 개지랄을 떨어대다가, 마침내 자기처럼 개지랄을 떠는 상사가 훌륭한 상사라는 궤변까지도 떠벌린다. 이런 개소리들을 모아서 결국은 책까지 냈다.


나는 그가 꽉 막힌, 사방이 꽉 막힌 꼰대임을 알고 있다. 따라서 그가 죽을 때까지 자기 생각을 못 고칠 것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그는 가난한 내 유년 시절이 행복으로 가득 찼다는 말을 못 믿을 것이다. 그는 가난한 나의 빈민가 시절이 따뜻한 기억으로 충만했다는 말을 믿고 싶지 않을 것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3, 4 편 참조)


세이노에겐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누군가에겐 돈이 아닌 다른 것이 삶에 더 중요한 사람들이 있다. 나는 비록 돈은 없지만 나의 시간들을 참 재미있게 써 왔다. 그 시간들은 나의 추억이 되었고 나만의 컨텐츠가 되었다. 지금도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즐겁다. 아마도 세이노는 오직 돈만을 벌기 위해서 그의 청춘을 낭비했을 것이다.


친구들과 술내기 당구를 쳤다. 당구에 진 놈은 돈이 없어서 손목시계를 맡겼다. 그리고 학교 뒷골목 선술집에서 두부찌개 안주에 소주를 마셨다. 역시 돈이 없어서 학생증을 맡기고 외상을 했다. 되도 않는 말들을 지껄이며 때로는 함께 웃고 때로는 옥신각신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 마시고 놀다가 차비가 없어 한밤중에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넜다. 술에 취해 교내에 있는 분수대에 빠져 같이 허우적거리며 낄낄댔다. 학교 근처 선술집에서 독한 막걸리 밀주를 마시고 과하게 취해, 비오는 다음날 아침 공사판 하수관용 토관속에서 일어났는데 같이 마시던 놈들이 모두 각자의 토관을 하나씩 차지하고 곯아 떨어져 있는걸 발견하고 배꼽을 잡았다. 이런 병신 짓이 몇 년 동안 쌓이고 쌓여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그리고 지금도 만나면 이 새끼 저 새끼 하며 격의 없이 어울리는 친구들이다. 나의 청춘은 이 친구들을 만나는데 투자됐다. 엄청나게 재미있고 성공적인 투자였다. (세이노의 가르침 5편 참조)


산 밑에 땅을 사서 집을 지었다. 집 근처에서 모친과 아내와 같이 텃밭을 일궜다. 집 서늘한 곳에서는 직접 맥주와 막걸리를 주조했다. 옥상에서 숯불을 피워 바베큐를 했다. 텃밭에서 딴 상추, 깻잎, 풋고추 등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었고 직접 만든 맥주를 마셨다. 모친과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행복하게 푸짐한 음식을 즐겼다. 후식으로 직접 기른 찰옥수수를 삶아 먹었다. 꺼져가는 숯불에 텃밭에서 수확한 감자나 고구마를 던져 넣었다. 웃음소리가 흘러 넘쳤다. 그때 넘쳐나게 수확되는 오이를 주변에 나눠줘도 남아돌아서 처치 방법을 찾다가 아내가 피클을 담궜다. 나는 지금도 과하게 시지도 달지도 않았던, 그 완벽한 피클 맛이 그립다. 어우,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행복한 추억이다. 내가 직장 생활을 통해 번 돈들은 재테크가 아니라 이렇게 우리의 행복을 위해 쓰여졌다. 그리고 내 시간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삶의 재미를 위해 투자되었다. 엄청나게 성공적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18편 참조)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생을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몰빵하는 것보다 더 행복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 안 될 것이다. 항상 세이노를 수식하는 말이 있다. 천억 원대 부자. 세이노 = 천억 원이다. 오징어 게임의 상금 두 배가 넘는다. 최근 세이노를 가리켜 이 시대의 스승이라고 칭송하는 경제지 기사를 봤다. 그렇다. 2020년대 한국은 천억 원대의 돈이 스승을 하는 세상이다. 소시민인 내가 아무리 다른 방식의 삶을 얘기해도 천억 원이라는 돈 앞에서는 빛을 바랜다. 거꾸로 천억 원이라는 액수의 돈이 하는 말은, 그게 모순으로 가득 차 있고 기득권을 위한 음모일지라도, 대중에게 각광받는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가 그렇게 생겨 먹었기 때문이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다시피 한국은 현재 오징어 게임 속에 있다.


위 조사 결과를 차치하고, 다시 한번 이 말을 하고 싶다. 축구를 좋아한다고 누구나 스트라이커가 되는 건 아니다. 식당을 운영한다고 누구나 백종원처럼 되진 못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며 자기의 인생을 몰빵해도 진짜 부자가 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이는 통계로 증명되는 진실이다. 오징어 게임을 봤다면 알 것 아닌가. 450여 명의 참가자 중에 단 한 명만이 살아남아 돈을 차지한다.


돈을 벌기 위해 세이노처럼 전쟁 속에 살아간다면, 그리고 결국 부자조차 못 됐다면, 그 얼마나 아까운 시간들인가.


젊은 시절 아랫배가 살살 간지러워지는 설레임 속 연인과의 알콩달콩, 평생 갈 우정을 쌓아 나가는 과정, 돈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게 하는 독서의 여정, 길가에 핀 들꽃을 보며 느끼는 감정, 푸른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멍 때리는 시간들, 지나가는 이쁜 길고양이와 눈을 마주치는 시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깨를 볶는 신혼의 순간들, 순식간에 지나가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과 같이 만드는 추억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아이들을 재운 후 부부가 맥주캔을 들며 도란도란 대화하는 시간들, 저녁에 웃음이 넘쳐나가는 가족들과의 식사 시간...


이러한 것들을 사람들은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들이 사라져 간다. 모두가 일상의 평화와 행복을 버리고 돈의 전쟁 속으로 자발적으로 뛰어든다. 아마도 대부분은 전투에서 전사할 것이다. 그리고 승자는 최전선에 뛰어든 그들이 아닐 것이다. 최종 승리자는 이 돈의 전쟁을 부추키는 세이노와 같은 자들이다.


(계속)


지난글 목차


세이노의 가르침 1) 부자가 되고 싶냐?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1.html

세이노의 가르침 2) 쌍욕을 해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2.html

세이노의 가르침 3) 여객기 3등칸 루저들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3-3.html

세이노의 가르침 4) 가난뱅이들의 행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4.html

세이노의 가르침 5) 친구에게 돈 빌리기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5.html

세이노의 가르침 6) 아무도 믿지 마!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6.html

세이노의 가르침 7) 분노의 개새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7.html

세이노의 가르침 8) 퍼스트클래스의 땅콩!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8.html

세이노의 가르침 9) 룸싸롱과 미인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9.html

세이노의 가르침 10) 건강한 가난뱅이?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0.html

세이노의 가르침 11) 와, 꼰대다!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1.html

세이노의 가르침 12) 부자가 되는 방법 세줄 요약!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2.html

세이노의 가르침 13) 도둑맞은 가난!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3.html

세이노의 가르침 14)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4.html

세이노의 가르침 15) 프라다를 입은 악마는 행복한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5.html

세이노의 가르침 16) 교활한 우파 퍼랭이들의 음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6.html

세이노의 가르침 17) 망할놈의 불공평한 세상

세이노의 가르침 18) "그 돈을 거기에다가? 너네 바보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8.html

세이노의 가르침 19) 전과자가 되지 말아라

세이노의 가르침 20) 돈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 가 이혼했다 3) 천재들의 경우

 

동영상 : 리처드 파인만의 생전 인터뷰 중 하나


그의 위트와 유머 감각과 자신감 있는 언변과 학식을 보라. 남자인 나도 홀딱 반할 정도다. 그런 그도 부부관계에서는 배우자에게 그냥 '천하에 쓸모없는 잡놈' 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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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글에서 이혼을 피하기 위해 현명하게 대처하고자 한다고 썼다. 하지만 나 같은 놈이 감히 현명하게 대처한다고? 세기의 천재들조차도 대처를 못 하는데? 꿈 깨자!


불세출의 천재 알버트 아인슈타인. 시공간의 비밀을 풀어낸 그도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해법을 풀어내지 못했다. 첫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큰아들은 그의 아버지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증오까지 했다. 자기 아이들, 즉 아인슈타인의 손주들을 보여 주지도 않았으며 장례식에 가지도 않았다. 이 엄청난 천재도 결국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의 큰아들에게 버림받았다. 아인슈타인이 첫번째 부인과 다투고 그녀에게 보낸 메모를 보면, 참 뭐랄까, 그렇게 당해도 싸다.


노벨상을 수상한 이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농담도 잘하고 괴짜다.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귀찮아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지인이 '너 만약 노벨상 거절하면 훨씬 더 유명해질 걸?' 이라는 경고를 먹고 할 수 없이 귀찮아하며 노벨상을 받았다. 첫째 부인과 사별 후 수려한 용모와 화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카사노바가 되었다. 그 후  두 번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그의 전 부인들은 그를 '개새끼' 라고 기억했다고 한다.


미국의 저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 보이저 계획의 아버지이자 그 유명한 '창백한 작은 푸른 점' 을 찍은 장본인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다양한 저술을 남겼으며 특히 코스모스가 아직까지도 유명하다. 수려한 용모를 숨기지 못한 듯 여러 염문을 뿌리며 두 번 이혼하고 세 번 결혼했다. 첫 번째 부인이 진화생물학계의 엄청 유명한 과학자이며 두 번째, 세 번째 부인도 세이건과 관련된 분야에서 활동한 전문가들이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전투적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 지상 최대의 쇼 등등 눈부신 저작을 남겼다. 그는 유전자의 생존 기계일 뿐인 우리가 발달된 두뇌로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 자신은 부족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결국 여러 번 결혼 생활에 실패하고 말았다.


특이점 연구, 호킹 복사 등을 통해 빅뱅과 블랙홀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넓혀 준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그가 집필한 '시간의 역사' 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또한 사 놓고 (어려워서) 끝까지 안 읽혀진 책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년 이상 그를 보살펴 온 부인과 헤어지고 그의 전담 간호사와 재혼했다. 루게릭 병으로 전신이 마비되어 꼼짝없이 휠체어에 갇힌 그는 두 번째 부인에게 학대받았다. 두 번째 부인이 그를 구타하는 장면이 이웃에게 발각되어 그의 자녀들의 주도로 결국 또 이혼했다. 휠체어에 앉아 거대한 블랙홀의 최후를 계산해낸 천재가 여자 보는 눈은 이렇게나 형편없다.


권력자도, 부자도, 그리고 천재도 이혼을 한다. 이들도 처음 결혼할 때는 자신이 결국 이혼하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는 꿈조차 꾸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지위, 재력, 지력은 행복한 결혼 생활과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인다.


혹시 그들은 처음부터 착각한게 아닐까? 그러니까 사실 사랑이 아니었는데 서로 사랑하는 줄 알고 결혼을 한게 아닐까? 그래서 이혼을 반복한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모저모 객관적으로 살펴봤을 때 진짜 불꽃처럼 맹렬하게 사랑해서 결혼한 경우를 한번 살펴보자.


(계속)


세이노의 가르침 19) 전과자가 되지 말아라

 이 글을 쓰면서 좀 흥분도 하고 꼰대짓도 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글만큼은 나홀로 즐겁자고 쓰는게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읽어 줬으면 좋겠다. 이 글은 되도록이면 세이노의 글쓰기 스타일을 흉내낼 것이다. 글 속에 욕설이 난무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시리즈를 처음 쓸 때는 미처 몰랐는데 이 책이 한국에서 부동의 베스트셀러란다. 인터넷에선 이 책에 대해서 온통 찬양 일색이다. 모두 세이노처럼 살아서 부자가 되고자 한다. 마침내 어떤 경제지 기자가 세이노를 가리켜 이 시대의 스승? 이 시대의 어르신? 으로 찬양하는 기사까지 봤다.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나는 이 책을 희대의 악서로 본다. 이 책은 개인은 물론이고 가족, 사회 공동체,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존엄성 자체를 그 근본에서부터 파괴시키는 내용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책을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네가 가난한 이유는 오로지 너의 게으름 때문이다. 하루 24시간 주 7일 1년 365일 일을 하라. 가족과 친구를 버리고 연애를 하지 말고 일과 공부만 해야 부자가 된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자본가, 기득권자, 부자가 가장 좋아할 것들이다. 만약 내가 직원 1,000명을 거느린 회사의 사장이라면 이 책 2,000권을 사서 직원 1인당 두 권씩 나눠 줄 것이다. 왜 두 권이냐고? 직원의 배우자나 연인도 읽혀야 하거든. 아니면 이혼 당하거나 헤어지게 되니까!


세이노의 가르침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주 5일제 노동은 개나 줘버려야 한다. 하고있는 일에 귀신이 되기 위해서 오직 일만 해야 한다. 또 집에서는 밤세워 경제와 재테크 공부를 해야 한다. 주말에도 예외는 없다. 이런 걸 버텨낼 배우자는 없다. 다행스럽게도 세이노의 가르침에는 부자가 되기 위한 남편을 내조하는 내용도 있다. 간단하다. 남편이나 애인과의 알콩달콩은 포기하고 오로지 일과 공부만 할 수 있게 하라. 그러니 직원 1인당 두 권의 책이 필요하지.


직원들이 이 책의 내용을 반에 반만 따라 해도 나는 더더욱 부자가 되고 사업은 번창하게 된다. 아주 그냥 이 책이 사랑스럽고 세이노가 너무 고마울 것이다. 직원들이 월급 인상을 요구하면 ‘보상의 수레바퀴는 천천히 돈다’ 라는 세이노의 경구를 들려줄 것이다. 직원들이 일이 많다고 불평하면 ‘가난한 자들은 돈 받는 것 이상으로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라는 가르침을 일깨워 줄 것이다. 직원들이 시키는 일을 부당하다며 하려고 하지 않으면 ‘가난뱅이들은 아무 일이나 하려고 하지 않는다’ 라고 쓰여진 부분을 그들의 코앞에 들이밀 것이다. 상상만 해도 아주 신난다.


내가 만약 태생적 기득권층의 일원이라면 자수성가한 졸부 세이노를 우리 이너서클에 끼워 줄 것을 고려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우리가 차마 직접적으로 하지 못하는 얘기를, 아랫것들이 가져 줘야 할 마음가짐을, 세이노는 그렇게 따박따박 꾹꾹 눌러 넣어 책을 써 낼 수가 있지? 아주 귀여워 죽겠다. 아차, 세이노도 자기 정체를 밝힌 바가 없구나. 이놈도 결국 익명속에 숨어서 이 책을 쓴거잖아. 이거 비겁한 새끼네! 여하튼간에 아랫것들을 봐라. 이 책이 아주 좋단다. 맙소사, 베스트셀러가 됐다. 다들 따라 하려고 난리다. 아버지가 민중들은 개돼지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역시 그 말이 진리였다.


아 씨바, 너무 흥분해서 말이 중구난방으로 나온다. 완전 아무말 대잔치다. 딱 하나로만 포커스를 맞추자. 이 책에서 개인을 파괴하는 큰 요소중 하나인 ‘개새끼들에게는 욕을 하자’ 부분에만 집중하자.


더 이상 함무라비 법전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다. 현대 법체계는 ‘사적제재’ 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누가 나를 때렸다고 나도 그 사람을 때리면 범죄라는 거다. 그냥 경찰에 신고하면 될 일이다. 그러면 국가의 사법 체계가 나를 대신해서 좀 더 고상한 방법으로 그를 때려 줄 것이다.


먼저 이 시리즈의 2편 ‘쌍욕을 해라!’ 후반부를 읽어 보시길 권한다.


세이노의 가르침 2) 쌍욕을 해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2.html


이건 보통의 욕 수준을 넘었다. 명백한 언어 폭력이다. 언어 폭력 또한 신체적인 폭력과 마찬가지로 범죄다.


실제로 세이노는 이렇게 욕을 하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범죄자 새끼다. 이자는 검사가 ‘합의 안 하실 거요?’ 라는 말도 생까고 벌금형을 받아 전과자가 됐다. 그리고 책에서는 밝힐 수 없는 내용으로 자기를 신고한 사람, 즉 언어 폭력 피해자에게 더더욱 큰 복수를 해줬다고 책에서 자랑하고 있다. 마치 중학교 시절 만났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나이트 삐끼를 하며 건달 생활을 하던 친구 형이, 17대 1로 싸워서 이겼다는 허풍을 듣고 있는 것 같다. 크크, 그래 봤자 범죄자 새끼.


내가 이 욕쟁이 깡패새끼보다 훨씬 더 큰 가르침을 주겠다. 받아 적어라.


‘개새끼를 보면 피하라. 개새끼를 상대하면 너도 똑같이 개새끼가 된다. 그 개새끼가 공공의 이익을 반하는 정도가 심하다면 조용히 경찰을 불러라. 사적제재를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거다.’


이 범죄자 놈은 욕하다가 두들겨 맞았을 때 합의금을 받는 방법도 가르쳐 주고 있다. 꿈 깨라! 이런 경우 보통은 쌍방과실이 된다. 네가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아도 사건이 경찰로 가는 순간 대부분 쌍방폭행이 되고 만다. 그래서 너는 단 한 대 때려 보지도 못하고 폭력 전과가 생긴다. 도저히 남는 장사가 아니다.


대부분 회사의 입사 요강에는 응시자격에 ‘해외여행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 라는 항목이 있다. 이 말은 다른 말로 ‘전과가 없는 자’ 와 같다. 자 당신이 언어 폭력이든 신체 폭력이든 세이노의 가르침을 따르다가 전과자가 됐다고 치자. 이제 취업할 때 응시자격에 위 항목이 있는 회사에 들어가면 너는 거짓말을 한게 된다.


미국에 관광이나 단기 출장을 가려면 ESTA 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엔 ‘범죄 활동에 관련된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이 있다. 만약 당신이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여기에 YES 를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당신의 ESTA는 통과되지 못한다. 즉 미국에 남들처럼 쉽게 못 간다는 말이다.


물론 간단한 벌금형이니 당신은 여기에 NO 를 체크할 수도 있다. 자 이제부터 당신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사기를 친 새끼가 된다. 당신은 미국 정부에 거짓말을 하고 놀러 갈 수도 있고 짧은 출장을 갈 수도 있다.


당신은 회사에서 승승장구했다. 어느 날 회사는 당신에게 미국 지사에서 파견 근무를 하라고 명령했다. 당신에게 출세의 길이 열렸다. 미국 지사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정식 비자가 필요하다. 전 세계 모든 비자 신청 서류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게 있다. 영어로는 보통 Police Report 라고 하고 한국어로는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라고 한다. 여기엔 당신의 전과 기록이 있다. 전 세계 어떤 나라도 범죄자 새끼가 입국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당신의 비자는 거절된다. 또한 너는 회사에서도 쫓겨날거다. 너는 ‘해외여행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 가 아니라서 애초에 응시자격도 안 되던 놈이였거든. 더불어서 미국 정부에게 과거 너의 ESTA 거짓 진술이 발각됐다. 넌 이제 평생 미국땅을 밟을 수 없다.


당신이 외국과 관련이 된다면 이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는 생각보다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워킹홀리데이를 가고자 할 때, 유학을 가고자 할 때, 해외 취업을 하고자 할 때, 외국 지사에 파견될 때, 영주권을 얻고자 할 때 항상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를 실효된 형 포함하여 제출해야 한다. 즉 이 기록은 당신을 평생 쫓아다닌다. 당연히 외국 정부는 전과자인 너에게 비자 발급을 거절한다. 왜냐하면 너는 그 나라 국민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 잠재적 범죄자 새끼거든.


내 말을 믿어라. 나는 젊을 때 내가 캐나다에 이민 와서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민 서류를 준비하다가 이것저것 귀동냥을 해 보니 이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는걸 알았다. 한국 사람들은 우습게 생각하는 음주운전 전과 때문에 이민을 못 가는 경우도 많다. 폭력 전과는 음주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한 범죄다. 지금 젊다고 이 기록을 우습게 보지 말아라. 당신도 어느 날 나처럼 나이 마흔이 넘어서 갑자기 이민을 가야만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젊은 날의 치기로 괜히 세이노를 따라 하다가 전과자가 되지 말아라. 어느 날 그게 당신 인생의 큰 기회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 이 글은 전문을 변경하지 않는 한 아무나, 아무 곳에나 퍼갈 수 있습니다.


(계속)


지난글 목차


세이노의 가르침 1) 부자가 되고 싶냐?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1.html

세이노의 가르침 2) 쌍욕을 해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2.html

세이노의 가르침 3) 여객기 3등칸 루저들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3-3.html

세이노의 가르침 4) 가난뱅이들의 행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4.html

세이노의 가르침 5) 친구에게 돈 빌리기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5.html

세이노의 가르침 6) 아무도 믿지 마!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6.html

세이노의 가르침 7) 분노의 개새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7.html

세이노의 가르침 8) 퍼스트클래스의 땅콩!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8.html

세이노의 가르침 9) 룸싸롱과 미인계!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9.html

세이노의 가르침 10) 건강한 가난뱅이?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0.html

세이노의 가르침 11) 와, 꼰대다!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1.html

세이노의 가르침 12) 부자가 되는 방법 세줄 요약!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2.html

세이노의 가르침 13) 도둑맞은 가난!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3.html

세이노의 가르침 14)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4.html

세이노의 가르침 15) 프라다를 입은 악마는 행복한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5.html

세이노의 가르침 16) 교활한 우파 퍼랭이들의 음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6.html

세이노의 가르침 17) 망할놈의 불공평한 세상

세이노의 가르침 18) "그 돈을 거기에다가? 너네 바보야?"


세이노의 가르침 19) 전과자가 되지 말아라

혐 주의) 담배 2.875


제 아내는 굉장한 미인입니다.


처음에 그녀가 제가 좋다며 저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제 자신을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요즘말로 진짜 흙수저에 단신에 곱슬머리에 B 형에 홀어머니에 외아들인, 대부분의 여자들이 피하고자 하는 조건을 여럿 가진 남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헉~ 소리 나게 아름다운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와 인연되어질 거라는 상상을 단 1g 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직장 동료로서 그녀와의 대화가 항상 즐겁고 그녀 또한 저와의 잡담을 즐기고 있다는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다른 여자분과 저의 대화는 보통 이런 식이었습니다.


'기차 레일 밑에 왜 자갈들이 있는지 알아요?'

'(뭐래?) 몰라요.'

'레일 위에 있으면 기차가 못다니잖아요. 그래서...'

'그렇군요.'

침묵....

'날씨 좋네요.'

'지금 비오는데요?'

침묵...


혹은


'바늘로 코끼리를 죽이는 방법 세 가지 알아요?'

'아, 제가 좀 바빠서... (자리를 뜬다)'


그런데 그녀와의 대화는 이랬습니다.


'산토끼의 반대말이 뭐게요?'

'음~ 집토끼는 아니겠고... 죽은토끼?'

'아뇨. 바다토끼.'

'꺄르륵~ 죽은토끼나 알칼리토끼도 답이 될 수 있겠네요. 그럼 이젠 산낚지의 반대말에 대해서 얘기해봐요.'


이런식으로 대화가 꼬리를 물고 몇 시간이나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었죠.


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는게 재밌다고 저를 사랑하며 결혼하길 원한다는건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집안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저와의 결혼을 쟁취했죠. 제 인생에 일어난 가장 큰 기적이었습니다.


제 아내는 저를 정말로 사랑합니다.


아내와 결혼한지 20여년이 흘렀습니다. 아내는 아직도 저를 사랑합니다. 저를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 저를 대하는 아내의 태도, 제게 소곤대는 아내의 목소리, 제 말을 주의깊게 경청하며 저를 그윽히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서 저에 대한 정말 큰 사랑을 느낍니다.


하지만 왜 일까요? 언젠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왜 그렇게 좋아?

'사랑하니까.'

'같은말 아냐? 그러니까 왜 사랑해?'

'변하지 않으니까, 결혼 전이나 후나 한결같아서.'


뭔가 계속 쳇바퀴 돌면서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는 답입니다. 물어볼 때마다 사실은 그녀가 저를 좋아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만들것 같아서 더 깊이 물어보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저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한 유력한 가설이 하나 있습니다.


하드코어 무신론자인 저와는 달리 아내는 종교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종교는 많은 신도를 거느린게 아닌 그녀만의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토착 종교 10% 쯤과 불교 50% 그리고 인도의 힌두이즘이 40% 쯤 섞인 요상한 것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윤회의 고리에 갇혀 있고 현세의 업 KARMA 에 따라서 다음 생이 결정된다는 것이죠. 물론 최종적인 목표는 이 윤회의 고리에서 탈출하는 것이고요.


연애할 때 그녀가 '오늘밤 우리집에 아무도 없어. 놀러 와.' 를 시전했을 때 그녀 방의 책꽂이에 요가 수련법이니 무슨 요기니 구루니 명상법이니 하는 책들을 봤으니 그녀만의 이러한 세계관은 꽤 뿌리가 깊은 것입니다. 요즘도 그녀의 소원중 하나는 이미 작고한 인도의 어떤 정신수련 지도자가 남서부 인도에 세운 공동체 마을에서 수련하며 생활해 보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업을 쌓는 간단한 방법중 하나로써 방생이라는게 있습니다.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는 이와 유사한 업을 쌓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큰 호수를 낀 어떤 마을은 마을사람 전체가 호수의 메기떼에게 먹을것을 주며 업을 쌓고 있습니다.

쥐를 숭배하는 인도 북서부의 어떤 도시에는 비카네르 까르니마타라는 쥐사원이 있는데요, 거기엔 25년간 쥐에게 먹을것을 주고 쥐들이 먹다 남긴 것을 먹으며 업을 쌓는 구루가 있습니다.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에는 새벽마다 나룻배를 타고 나오는 부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곧 시끄러운 갈매기들이 그 나룻배를 뒤덮고 그녀는 그 새들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합니다. 이게 그녀만의 좋은 업을 만드는 방법이며 20년째 하루도 안거르고 하는 의식입니다.


혹시 제 아내는, 그녀가 아니었으면 평생 독신으로 늙어 죽을것이 틀림 없는 저같은 남자를 골라서, 평생 진심토록 사랑하는걸로 인해 현생의 카르마를 쌓고자 한게 아닐까요? 그녀는 매일매일 저를 보시의 대상으로서 보는게 아닐까요?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유력한 가설입니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떻겠습니까. 저는 이미 인생의 내리막에 들어선 나이고 그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사실 지금 당장 죽는다 하더라도 그리 안타까운 인생은 아닌듯 합니다. 그녀와 함께여서 정말 행복했고 행복한걸요. 아쉬움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 때 저는 아내를 심각하게 의심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아내는 나를 사랑하는걸까? 혹시 완전히 무관심한건 아닐까? 이건 그냥 좋아하는 시늉에 불과한건 아닐까? 아무 남자라도 괜찮았던건 아닐까? 하고요. 그 느낌은 바로 담배를 끊기 시작했을때 불현듯 다가왔습니다. (3부에 계속)


북미 트럭커의 모든 것 2) 트럭 운전 면허를 취득하는 절차


 북미에서 트럭커를 하려면 일단 북미에 살아야 합니다. 여기서 북미란 미국이나 캐나다를 말합니다. 운전면허증은 주정부의 소관입니다. 따라서 라이센스의 명칭이나 취득 방법도 주마다 틀립니다. 하지만 한 주에서 면허를 취득했다면 북미대륙 전체에서 트럭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캐나다 알버타주에 살고 있습니다. 알버타주에서 자격증을 취득하였기에 그것을 기준으로 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단 제가 면허를 취득하고 7년이 지났기에 그간 절차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트럭커 시험을 응시하려면 먼저 거주 자격이 있어야 합니다. 영주권이나 취업 비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또 거주 주소도 필요합니다. 캐나다 영주권에 대해서는


캐나다 영주권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blog-post_9.html


이걸 한번 참조해 보시고 스스로 알아보셔야 합니다.


참고로 제가 알고 지내던 한 인도인 청년은 토론토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오픈워킹 퍼밋을 가지고 알버타로 이사와서 트럭 자격증을 취득한 후 몇 년간 운전하다가 영주권을 취득한 바가 있습니다.


앨버타주는 크게 아래와 같은 면허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Class 1 : Professional license to drive any vehicle

Class 2 : Professional license for buses

Class 3 : Vehicles with 3 axles plus - trucks

Class 4 : Professional license for taxi, ambulance, small bus

Class 5 : Standard driver’s license for cars, light trucks, motorhomes

Class 6 : Motorcycles and mopeds

Class 7 : Learner’s license for cars and motorcycles


북미를  운행하는 상용 트럭은 트랙터-트레일러 혹은 세미 트럭이라고 해서 Class1 에 해당합니다. 위 표에 있다시피 Class 1을 취득하면 모터사이클 이외의 모든 상용차 -  택시, 버스 등등 -  운전이 가능합니다.


면허 취득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 Class 1 운전자를 위한 자료를 찾아 공부한다. 

이, 레지스트리에서 필기시험을 본다. 합격했다면 합격증을 보관해 둔다.

삼,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하고 교육을 받는다. 에어브레이크 교육 수강 확인서를 받는다.

사, 레지스트리에 에어브레이크 교육 수강 확인서를 제출하고 에어브레이크 필기시험을 본다. 합격했다면 합격증을 보관해 둔다.

오, 실기 시험을 본다. 합격했다면 합격증을 보관해 둔다.

육, 클리닉에 가서 트럭커를 위한 건강검진을 받는다.

칠, 레지스트리에 가서 모든 합격증과 건강검진 서류를 제출하고 임시 면허를 받는다.

팔, 축하드립니다. 1~2주 안에 실제 면허증을 우편으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면허를 취득했다는 것은 이제 진짜 트럭커가 되기 위한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뜻입니다.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은 트러커가 되는 전체 과정 중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이보다 훨씬 더 고된 과정을 거쳐야 겨우 한사람의 트럭커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여튼 면허를 취득하는 전체 flow는 이렇고요, 다음 글에서 이제 차근차근 자세히 각 단계별로 자세히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여러분, 위에 써 있는 취득절차를 무시하십시오. 다음 편 작성을 위해서 잠깐 자료 조사를 해 봤는데요, 모든게 바뀐 것 같습니다. 하긴 뭐 7년이나 지났으니...


그냥 다음 편에선 학원에 대한 얘기와 클리닉 얘기만 좀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위 자료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계속)


지난글 목차


0) Class 1 면허를 딴 후 트럭커가 되는 방법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class-1.html

1) 영어를 어느정도 해야 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_19.html

2) 트럭 운전 면허를 취득하는 절차


세이노의 가르침 18) "그 돈을 거기에다가? 너네 바보야?"

 


‘이상해! 너무 편하단 말이지.’

언젠가 아내가 불쑥 말했다. 뭔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해서 물어봤다.

‘뭐가?’

‘사는게 너무 편해. 아마 이번 생은 쉬어가는 삶인가봐.’


하드코어 무신론자인 나와는 달리 아내는 종교가 있다. 불교와 힌두교에서 유래한 윤회관을 바탕으로 한다. 아내가 처녀일 때 부터 인도 사상가와 종교가의 책이 아내의 서가에 가득 있었다. 따라서 아내의 이런 윤회관은 뿌리가 깊다. 아내는 다음 생에서도 또다시 나를 만나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고는 한다. 


아내와 행복하게 살아 왔고 지금도 함께 인생을 즐기고 있다. 20대 때 결혼해서 서른살이 되기 전에 두 아이의 부모가 됐다. 그리고 결혼하고 막 30년이 됐지만 아내는 여전히 나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최소한 나와 같이 사는 아내가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듯 하여 기분이 좋다.


이런 행복한 삶은 아내와 나의 취향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아내가 내가 아닌 다른 남자와 만났다면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나도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했다면, 애저녁에 이혼당하고 중년 독거남으로 외로이 살았을 수도 있다. 우리 둘이 맺어진 건 참 커다란 행운이다.


결혼 전 살았던 집은 서울 중심가에 있었기에 친구들이 자주 찾아왔다. 친구중 한놈은 영화시간이 한참 남았다고 자기 여자친구와 함께 우리집에 오고는 했다. 키가 크고 얼굴이 반반한 그놈은 여자친구가 자주 바뀌었다. 그리고 그 녀석은 그 빈민가의 우리집 화장실을 사용하려다가 비명을 질러대는 자기 여자친구를 보며 낄낄거렸다. 나쁜놈. (세이노의 가르침 4, 5편 참조)


처음 아내를 그 집에 데려왔을 때, 좀 걱정을 했다. 하지만 아내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 화장실을 아주 편안하게 사용했다. 그런 형태의 화장실에 아주 익숙해 보였다. 나중에 아내의 대학 학창시절 앨범을 보고나서 의문이 풀렸다. 아내는 여름방학마다 농활을 했다. 낯모르는 남학생들과 아내는 삽을 들고 밀짚모자를 쓰고 몸빼바지를 입고 목에는 수건을 두른 채 밭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밤에는 야학을 열었다. 그렇게 농활을 하며 촌구석 화장실을 써왔을 테니 빈민가 우리집 그 화장실이 아내에겐 전혀 충격적인게 아니었을 터였다.


아름다운 용모와는 달리 아내는 수더분한 성격이다. 스스로 옷을 고르지 못해서 장모가 사준 옷만 입었다. 나와 연애를 할 때부터 아내는 더 이상 하이힐을 신지 못했다. 굽 높은 구두를 신으면 내가 아내를 올려다 봐야 하기 때문이다.


나처럼 아내도 성격이 뭔가 현 자본주의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 둘 다 재테크에는 아주 꽝이다.


다니던 회사의 지분을 팔고 목돈을 쥔 적이 있었다. 당시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살 만한 돈이었다. 아내는 아파트에 사는 걸 끔찍히 싫어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 외곽 산 초입에 땅을 사서 집을 지었다. 그 집은 숲속에 폭 파묻혀 있었다. 우리는 그 집을 아주 좋아했다. 그 집 옥상에서 자주 바베큐 파티를 했으며 밤에는 주로 텐트를 치고 잤다. 텐트 방충망 사이로 별들을 바라보며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었고 아침에는 산새들의 지저귐속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모친과 함께 텃밭을 크게 지었다. 텔레비전 아침 방송 프로그램이 우리집과 텃밭을 취재해 방송을 타기도 했다. 모친과 아내의 인터뷰를 따갔는데 정작 방송에선 아내만 나왔다. 아내의 그림이 괜찮았는지 그 후 몇번 아내에게 방송 출연 제의가 왔다. 아내는 자세한 내용을 듣기도 전에 모두 단칼에 거절했다.


우리가 그 집에 투자한 돈 액수를 들을 때마다 사람들은 ‘그 돈을 거기에 그렇게 태웠다고?’ 하며 우리를 한심해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집에서 무척 행복했다.


우리는 빚지는 걸 싫어한다. 남들이 할부로 비싼 차를 사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일시불로 싼 중고차를 사서 몰았다. 캐나다에서도 집을, 자의반 타의반, 일시불로 샀다.


캐나다로 이사 와서 국민연금을 정산한 것과 산속의 그 집을 판 돈을 몇 년 동안 그냥 은행 세이빙 계좌에 넣어 놨다. 당시 이율은 1%도 안 되었을 때였다. 은행 일을 볼 때마다 텔러는 잔액을 보고 놀라며 다른 투자를 권유하고는 했다. 나는 귀찮다고, 싫다고 했다.


집을 살 때 집값의 한 1/4 정도 모기지를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모기지 브로커가 가져오는 조건이 영 시원찮았다. 그래서 그냥 일시불로 사기로 했다. 브로커가 아내에게 전화해서 모기지 이외에 다른 투자 상품도 많으니 나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내는 ‘저희 남편은 그런 거 신경 쓰는 거 귀찮아해서 아마 안 할 거예요. 그래도 전해 볼게요.’ 하고 전화를 끊었단다.


아내는 명품 브랜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아내의 지인들이 들고온 샤넬백이나 구찌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때 ‘자기는 이런 거 하나도 모르지?’ 하며 아내를 아예 끼워 주지도 않는단다. 아내가 애용하는 백은 집안에 돌아다니는 두꺼운 천을 사용하여 스스로 만든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자주 여기저기 놀러 다녔다. 과학관, 박물관, 동물원 등등을 자주 갔다. 해마다 번갈아서 롯데월드 혹은 서울대공원 연간 회원권을 끊고 언제든 마음 내키면 놀러가고는 했다. 그런 곳에 놀러 갈 땐 항상 전철을 타고 움직였다. 사실 그땐 차를 굴릴 여유도 없었고 운전면허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애들이 성장하며 더 이상 우리들과 놀아 주지 않자 둘이 놀기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와 여행을 많이 했다. 지리산 종주도 여러 번 했다. 여러 명산을 아내와 같이 올랐다. 산에 올라가 비박을 즐겼다. 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 단 둘이서 새벽의 절경을 즐겼다. 전국 각지에서 캠핑을 했다.


한국에 갑자기 캠핑 붐이 불었다. 캠핑장엔 스노우 피크니, 콜맨이니 하는 외국산 시스템 텐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3인용 코딱지만한 전문 등반용 텐트를 사용했다. 그들이 낑낑거리며 1시간 넘게 텐트를 설치할 때 우리는 단 10분 만에 텐트를 펴고 접을 수 있었다. 미니멀리즘이 우리의 캠핑 스타일이다.


캐나다에 이사와서도 여행을 많이 했다. 히말라야와 인도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많은 추억을 쌓았다. 알버타와 브리티시 콜롬비아에 있는 국립공원 구석구석에서 캠핑을 했다. 북미대륙을 아내와 같이 누볐다. 여정 중에 타이어가 다 닳아서 교체했고 엔진오일도 여러 번 갈아가며 여행을 했다.


많은 것을 보고 만지고 느꼈다. 아내와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지금도 눈을 감고 그때를 돌아보면 추억이 방울방울 주위를 맴돈다.


물론 나도 지금까지 놀고만 지낸 건 아니다. 일이 무척 바빠서 서울역의 노숙자가 부러워 보여 아내에게 ‘노숙자가 되고 싶다’ 고 징징거린 적도 있었다. 어떤 일을 도모할 때는 6개월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출퇴근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의 삶은 일할 때가 아니고 놀 때 충만했다.


아내와 나는 지금까지 참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도 인생을 꽤 즐기고 있다. 아내가 피아노도 더 못 배웠고 노래도 못 하고 춤도 못추지만 아내는 행복하다. 나 또한 부자가 아니지만 꽤 행복하다.


+++


우리들 삶의 형태는 세이노가 보기엔 참으로 한심스러운 것임에 틀림없다. 세이노는 인생의 모든 시간을 바쳐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펑펑 놀면서 지냈다.


세이노는 끊임없이 공부하여 경제 지식을 갖춰 목돈을 만든 후 투자하여야 부자가 된다고 주장한다. 나는 놀기 바빠서 재테크에 신경도 안 썼다. 소싯적에 주식 투자를 약간 한 적이 있었는데 놀 때도 주가가 신경 쓰이는게 짜증이 나서 곧 때려치웠다.


세이노는 이 세상을 돈을 둘러싼 전쟁터로 본다. 사람은 오직 승리자와 패배자만 있다. 그가 볼 때 우리는 패배자일 터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쟁 속에 살고 있지 않다. 어쩌다 이 지구별에 태어났으니 마음껏 구경하고 여건이 허락하는 한 재밌게 놀다가 죽자는게 나의 삶에 대한 태도다.


세이노가 보면 황당한 일일 테지만 이렇게 우리처럼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꽤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왔다. 세이노의 입장에서는 기함을 할 일이겠지만 차를 굴릴 여유가 없던 시절에도 전철을 타고 아이들과 놀러 다녔다. 수중에 돈이 없다고 손목을 두 번 그어 자살을 시도한 세이노와 같은 부류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세이노는 일과 가정은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세이노의 말처럼 많은 영화에서 일벌레들이 결국은 가정 소홀로 이혼을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세이노는 이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그는 가정의 유지도 일처럼 했다.


세이노는 가족이 가장 큰 고객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고객을 상대하듯 자기 가족을 상대했다. 아직 부자가 아닐 때, 그는 아내를 대동하고 훌쩍 고속버스를 타고 오색약수에 가서 택시를 대절한 후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서 단풍 구경을 했다. 그리고 같은 택시를 다시 타고 바로 내려와서 곧장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단다. 왜? 시간이 아까워서!


그런데 말이다, 그런 식으로 접대를 받은 세이노 부인은 기뻤을까? 고객 접대를 위해 설악산까지 간 세이노에게 단풍은 과연 어떻게 비쳤을까?


세이노는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갈 때 길에서 버릴 시간이 아까워서 헬리콥터를 대절하여 갔다고 한다.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그도 재미있었을까? 아마도 두고 온 일로 머리는 꽉 차 있었을 것이고 어서 빨리 아내 고객님과 자녀 고객님들이 만족하여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하기만을 바랬을 것 같다.


세이노의 아내는 행복했을까? 어느 날 ‘늘어나는 건 돈밖에 없다’ 라고 세이노에게 푸념했단다. 그다지 고객만족에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 여튼 이런저런 낌새 때문에 세이노는 2000년대 무렵부터 사업을 줄였다고 한다. 그가 현재 70대이니 대략 40 후반 혹은 50대에 드디어 일을 줄이기 시작한 것 같다. 그 나이 때까지 일만 한 그가 과연 다른 일로 인생을 즐길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하긴 그 이후에도 자기에게 걸리적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새끼, 소새끼, 18년 하며 욕하고 다녔으니 그다지 여유롭고 온화한 삶을 산 것 같지는 않다. 돈의 전쟁터에서 한발 물러선 그는 아직도 전쟁 PTSD 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그에게 느닷없이 언어 폭력을 당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


+++


‘뭔가 불안하단 말이지.’

며칠 전 아내가 불쑥 말했다. 

‘뭐가?’ 내가 물었다.

‘아무 걱정이 없어서 불안해.’


별 실없는 소리도 다 있다, 라고 생각했지만 아내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오직 지나간 날들처럼, 그리고 오늘처럼, 남아있는 날들도 아내와 함께 즐거운 추억을 계속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계속)


지난글 목차


세이노의 가르침 1) 부자가 되고 싶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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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2) 쌍욕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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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3) 여객기 3등칸 루저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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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4) 가난뱅이들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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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5) 친구에게 돈 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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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6) 아무도 믿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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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7) 분노의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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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8) 퍼스트클래스의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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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9) 룸싸롱과 미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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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10) 건강한 가난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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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11) 와, 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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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12) 부자가 되는 방법 세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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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13) 도둑맞은 가난!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1/13.html

세이노의 가르침 14)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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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15) 프라다를 입은 악마는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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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16) 교활한 우파 퍼랭이들의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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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17) 망할놈의 불공평한 세상

세이노의 가르침 18) "그 돈을 거기에다가? 너네 바보야?"


... 가 이혼했다 - 2

참 아름다운 부부였다. 그림에 나올 것 같은 model family 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혼했다. 그들의 결정이 각자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길 바란다.


세간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이혼의 원인이 경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결코 이혼을 하지 않는가?


아니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반대 사례를 알고 있다. 억만장자, 조만장자도 이혼한다.


당장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 삼성그룹의 이재용도 이혼했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도 이혼했다.


외국으로 나가 보면 더더욱 많은 사례를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등이 이혼과 재혼을 밥 먹듯 한다.


아무리 부자라 하더라도 이혼이라는 건 절대 즐거운 이벤트가 될 수 없다. 그런데 넘쳐나도록 많은 돈으로도 이혼을 막을 수는 없다.


권력, 지위 그리고 재산도 이혼을 막을 수 없었다. 뭔가 더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내게 만약 이혼이라는 사건이 일어난다면 난 엄청난 좌절과 불행을 느낄 것이다. 그러니, 권력도 없고 가난뱅이인 내가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더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하지만 어떻게?


(계속)


---


이혼이 아니고 별거라 합니다. 이미 써놓은거 그대로 올려요.


담배 2.75



고등학교때 항상 화장실엔 담배연기가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저와는 상관 없는 세계였죠. 소수의 날라리 불량생들의 일탈일뿐 저 같은 순둥이 고삘이에겐 상관 없는 일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첫 문화 쇼크는 캠퍼스 일대를 떠도는 매캐한 최루탄 냄새와 함께 누구나가 피고 있는 담배들이었습니다. 저 같은 순둥이를 제외한 모든 날라리들이 대학에 들어왔나봅니다.


수업시간이 끝나면 거진 모든 남학생이 복도와 휴게실에서 담배를 빼물고 불을 붙이는게 일상사였습니다. 문틈으로 언뜻 보이는 여학생 휴게실에서도 역시 여학우들이 담배를 피고 있었죠. 교양 철학이라는 선택과목에선 멋지게 턱수염을 기른 교수가 담배를 피우며 강의를 했고요, 심지어 서로 토론시간엔 학생들에게도 수업중 흡연을 허락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기저기 마음 맞는 상대들을 찾아서 그룹을 형성하기 시작했는데요, 저는 너무나 큰 이질감속에서 그리고 천성적인 소심함 때문에 과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몇몇은 제게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했는데요, 약속한듯 하나같이 하는 소리가 '야, 담배있냐?' 였습니다. 상당히 많은 학우들이 쉬는 시간에 담배를 구걸하러 다니더군요.


친구를 사귀지 못해 학교가는게 전혀 즐겁지 않은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담배를 한갑 샀습니다. 그 당시 최고급이었던 거북선이었죠. 학우들은 자신의 은하수나 한산도 혹은 청자보다도 누군가가 거북선을 가지고 있다면 우루루 몰려서 거북선을 가진 친구의 담배를 아작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담배를 안피는게 소문났는지 며칠간 아무도 담배를 빌리러 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먼저 다가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며칠 전에 제게 담배를 묻던 친구가 홀로 가방을 뒤적거리며 로비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나 담배있어. 여기~'

'어, 고맙다.'


그러더니 라이터를 꺼내서 척 불을 붙이더니 제 얼굴에 먼저 갖다대는 것이었습니다.


'???'

'넌 안피냐?'

'어... 난 담배 안펴.'


그 친구는 뭐 이런 미친놈이 있지? 하는 표정으로 절 잠시 바라봤습니다. 긴 얘기 짧게 : 결국 그친구와 저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걔는 저를 선술집에 데려가  '야야야, 여기 이 새끼 무지 웃기다, 글쎄...' 라며 자기 그룹에 소개시켜줬고요, 해서 저는 새로운 친구들에게 담배셔틀을 잠깐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저도 담배를 피기 시작했습니다. 몇 개월 후에는 저도 이리저리 담배를 구걸하게 되었고요, 돈이 없을땐 한 갑 200원짜리 청자나 버스정거장의 100원에 3개짜리 거북선 까치담배를 사서 피는 신세가 되었죠. 하지만 그 보상은 엄청났습니다. 그때 사귄 7명의 친구들은 마침 다들 남부럽지 않게 가난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도 가끔 만나며 예전 젊은날에 같이 했던 미친짓들을 이야기 하는 죽마고우... 아니구나, 부랄친구... 도 아니구나, 하지만 그만큼 막역한 사이로 지내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강산이 두 번 하고도 반이나 바뀔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모두 배가 나오고 대머리가 되고 이젠 얼굴에 검버섯이 보이기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되어갔죠. 이젠 모이면 나오는 화제가 누구 애가 군대를 갔느니 어느 대학을 합격했느니 하는겁니다. 저를 제외한 모두가 여전히 담배를 피고 있습니다. 달라진 점이라면 이젠 술집에서조차 담배를 못핀다는 거네요. 양꼬치 집에서 저만 자리에 남겨두고 모두가 수시로 끽연을 하러 나가버립니다. 그리곤 들어와서 한마디씩 하죠. '너 독한놈. 옛말에 담배끊은놈이랑으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그 친구들 모두다 담배를 끊고 싶어 하고 몇 번씩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을요. 술이 몇순배 들아가면 혀꼬부러진 소리로 비결을 또 묻습니다. 여러번 금연의 쾌락을 이야기 하고 금연 후의 좋아진 점을 이야기 합니다. 어어 하며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무척 부러운 눈길들을 하고 있네요.


속으로 한숨을 쉽니다. 저는 사실 제 친구들이 부럽습니다. 아직 이야기 하지 못한 그 금연의 쾌감을 제 친구들은 누릴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그 쾌감을 가져버렸고 이제 그것은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죠. 아아... 아직 내가 담배를 피고 있다면 그때의 그 즐거움을, 쾌락을, 희열을 또 가질 수 있을텐데... 이 부러운 자식들아~


제가 담배를 끊는 과정에서 가졌던 그 즐거움은, 더이상 가질 수 없는 그 열락은, 아무에게도 말알 수 없었던 그 통쾌함은 말이죠... (3부에서 계속)


북미 트럭커의 모든것 1) 영어를 어느정도 해야 함


이 개인 블로그를 개설한지 몇 달이 지났는데요, 사실 방문자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유독 조회수가 많은 글이 바로


Class 1 면허를 딴 후 트럭커가 되는 방법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class-1.html


입니다. 이 글은 타 글들에 비해 수십 배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입 경로를 보니 한국에서 ‘북미 트럭커’, ‘미국 트럭커가 되는 방법’ 등을 검색해서 들어오시더군요. 그래서 이 시리즈에서는 한국에 계시면서 북미 트럭커가 되는 과정을 포함해 여러가지를 알고 싶으신 분께 직접 말하는 방식으로 끄적여 보겠습니다.


+++


북미 트럭커가 되기 위해서 먼저 영어를 어느정도 알아야 합니다. 트럭 드라이버의 일은 의외로 운전만 하는게 아닙니다. 영어로 대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몇 십 년 전에 캐나다 어떤 회사에서 영주권 지원 프로그램으로 한국인 트럭커들을 고용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영어 때문에 단 한 명만 빼고 몇 달 만에 모두 돌려보낸 사례가 있었답니다.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부터 영어가 필요합니다. 알버타 캐나다의 경우, 두 차례의 필기시험을 봐야 하는데 모두 영어로 봅니다. 첫 시험은 일반적인 운전면허 필기시험이며 두 번째는 세미트럭에서 사용하는 에어브레이크에 대한 필기시험입니다. 시험은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문제를 해석하고 답을 골라야 합니다.


또 실기 시험을 볼 때도 영어를 씁니다. 시험관에게 프리트립 과정을 설명해야 합니다. 에어브레이크 시스템의 운영과 테스트에 대해서 장황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시험관은 끊임없이 당신에게 무언가를 물어봅니다. 겨울에 제일 먼저 결빙되는 곳이 어디냐, 트럭의 높이는 얼마냐 등등 다양한 질문을 해댑니다. 즉각 질문을 알아듣고 대답해야 합니다. 시험관의 지시에 따라 차선을 바꾸고 정차를 하며 기타 등등의 타스크를 수행해야 합니다.


대형 면허를 미국에서는 흔히 CDL 이라고 합니다. Commercial Driver's License 의 약자입니다. 상용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공용어를, 즉 영어를,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교통경찰이 티켓을 발행하는 이유의 첫 번째가 속도위반, 두 번째가 신호위반 이라면 한 네 번째, 다섯 번째 정도에 커뮤니케이션 위반이 있습니다. 즉 어떤 사람이 상용 트럭을 운전하다가 교통경찰에게 걸렸는데 경찰과 의사소통이 안 된다면 그 자체로 티켓을 받는다는 겁니다.


저는 캐나다와 미국을 오가는 트럭커인데요, 국경을 넘을 때마다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은 간단한 질문으로 넘어가지만 때로 신입 심사관이나 이상한 심사관을 만났을 땐 황당한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이 국경을 평균 얼마나 자주 통과하느냐, 마지막에 여길 통과한게 언제냐, 지금이 몇 번째 회사냐, 마지막으로 경찰에게 체포된게 언제냐 등등의 이상한 질문도 합니다. 여기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면 따로 심사실에 끌려가서 2차 심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여러 가지 안내판을 보게 됩니다. 전방 30마일 앞에 사고가 나서 도로가 봉쇄됐으니 어떤 길로 우회하라는 안내에서부터, 강풍으로 세미트럭은 다른 길로 가라는 등 다양합니다. 이런 안내판을 보고 즉각 해석하여 대처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인도인 드라이버가 큰 사고를 낸 적도 있습니다. 보통 긴 내리막 도로에서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세미트럭을 위한 runaway ramp 시설이 있는데요, 그 드라이버는 이 길을 트럭 전용 통로로 잘못 해석하여 진입하였던 것입니다. 그 트럭은 크게 손상을 입어 폐차되었습니다.


물건을 상차할 때나 하차할 때도 회사마다 그 절차가 다릅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언택트 상하차 시스템을 구축한 회사가 많습니다. 서로 얼굴 보지 않고 전화상으로만 짐을 받고 내리는 것이죠. 펜실베니아의 어떤 코카콜라 시설에서는 실링과 서류 작업까지 드라이버가 직접 합니다. 여러가지 요구되는 사항들을 컴퓨터 터미널에 입력하고 직접 서류를 출력해야만 시설을 떠날 수 있습니다.



위는 아이오와에 있는 어떤 젤라틴 공장의 하차 절차입니다. 이들은 돼지 껍데기를 받아서 젤리나 화장품 원료등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이런 안내문은 회사로부터 제공되거나 공장 앞에 안내문 형태로 쓰여 있습니다. 이들을 읽고 해석하여 안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참고로, 이 시설의 하차 절차는 간단한 편에 속합니다. 대부분 다른 곳은 저보다 복잡한 절차를 전화나 시큐리티 가드로부터 직접 설명받습니다.


보통 영어권 국가에 이민을 하기 위해서는 IELTS 라는 영어 시험을 보는데요, 이 시험의 제네럴 5.5 정도가 최소한의 영어 능력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인터넷에 IELTS 모의 시험에 대한 많은 자료가 있으니까 한번 직접 본인의 영어 수준을 체크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만약 5.5에 근접하지 못하는 실력이라면 먼저 영어 공부가 필요하겠죠.


이상, 북미 트럭커는 어느 정도의 영어실력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계속)


세이노의 가르침 17) 망할놈의 불공평한 세상



 세상은 불공평하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세상을 떴다. 그래서 부친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썩 축복 받지 못한 환경에서 내 삶이 시작됐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이 불공평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누군가는 태어나 보니 아버지가 재벌 총수다. 어떤이는 갓난아기일 때 고아원에 버려진다. 이런 부조리는 살아가면서 계속된다. 누군가는 잘생기고 누군가는 못생긴다. 누군가는 키가 크고 누군가는 땅딸보가 된다. 불공정하기 짝이 없다.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다.


아내는 유튜브로 피아노 연주를 자주 본다. 아마도 어릴 때 중단한 피아노 교습 때문일 것이다. 아내가 초등학교때 피아노 교습을 받았다. 당시 강사가 아내의 재능을 발견하고는 장모에게 ‘피아니스트로 키워 보시는 건 어떠신지?’ 제안을 했다고 한다. 장모는 아내의 피아노 교습을 당장 중단시켰다. 지금도 아내는 피아노 공연을 보며 그 시절을 안타까워한다.


아내는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의 노래를 듣는 걸 즐긴다. 그럴 때마다 항상 ‘나도 노래 잘했으면…’ 하고 한탄한다. 아내의 목소리는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것처럼 듣기 좋지만 노래할 때는 고음을 내는게 좀 힘겹다. 젊을 때 이비인후과 관련 수술을 받은 이후로 그렇게 됐다.


아내는 또 춤 공연을 좋아한다. 특히 요즘은 왁킹에 푹 빠져 있다. 항상 춤을 보면서 ‘나도 춤 잘 추고싶다’ 하고 그들을 부러워한다. 아내는 산을 잘 타고 날렵하지만 사실 춤출때는 좀 몸치 같다. 히히히...


세상에는 많은 피아니스트가 있고,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있고, 또 춤꾼들이 있다. 그런데 아내는 그 모두를 부러워만 할 뿐이다. 이 얼마나 불공평한 세상인가!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것에서도 불공평은 계속된다. 누군가는 건강하고 누군가는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려 죽어 버린다. 어떤이는 천수를 누리지만 불행한 어떤이는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해 요단강을 건넌다. 세상이 이렇게 생겨 먹었다는 걸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사실 세상은 간단하다. 서울대에 가고 싶은가?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된다. 부자가 되고 싶은가? 열심히  경제 공부를 하여 몸값을 높이고, 끊임없이 일을 열심히 하고,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수입의 많은 부분을 저축하고, 투자 방법을 공부하여 저축한 돈을 굴리면 결국은 부자가 된다. 세상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은 간단하지 않다. 바로 위에서 말한 불공평들이 인생에 개입하기 때문이다. 어떤이는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태어나고 어떤이는 경계선 지능을 보유한 채 태어날 수도 있다. 누군가는 불굴의 의지를 가질 수 있지만,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게 불가능한 ADHD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노력하는 중간에 병이 찾아오거나 사고를 당해 불구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겐 서울대 입학이나, 부자가 되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세상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심플하다. 누구나 노력을 하면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그 노력이라는게 누구나가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인고의 노력을 하는 와중에 사고나 병에 걸릴 수도 있다. 결국 삶은 운이 좌우한다.


세이노는 가난했다. 그래서 엄청나게 불행했다. 그가 손목을 두 번 그어 자살을 시도한 이유다. 자살에 실패한 후 그는 부자가 되기 위해 자기 인생을 몰빵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세이노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졸음을 피하기 위해 라면을 부숴 먹으면서 오랜 시간 공부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의지력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경계선 지능을 훨씬 웃도는 지능을 가졌다. 인내력과 더불어 타고난 건강까지 가졌다. 그리고 시대 상황과 주변 환경이 계속 그에게 행운을 불러일으켜 결국은 큰 부자가 됐다.


이 불공평한 세상에 엄청난 행운과 재능을 가진 그는 그보다 불운한 사람들에게 모욕을 가한다. 마치 천부적인 양발 재능을 가진 손흥민 수준의 축구 선수가 올망졸망한 일반인이 모인 조기 축구회에 들어와서는 왜 자기처럼 볼을 못차느냐고 악다구니를 쓰고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개인적인 인생 경험에서 볼 때, 세이노의 길을 따른다면 행복보다는 불행에 더더욱 가까이 갈 확률이 높다. 모든 사람이 세이노와 같은 행운을 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세이노와 같은 재능과 더불어 그같은 삶의 태도와 성격을 가진다면 이 세상은 지옥이 될 것이다.


젊은 나이에 돈이 없어 불행하다며 자살을 시도한 세이노를 떠나서 다시 우리 얘기를 해 보자.


아내는 피아노도 중단했고 노래도 못 하고 춤도 못 춘다. 모두 아내가 원하던 것들이다. 그렇다면 아내는 불행한가?


다시, 나는 부자가 아니다. 솔직히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는데 부자가 아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못했고 부자가 될만큼 능력과 행운도 따라 주지 못했다. 그래서 부자가 못됐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불행한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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