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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트럭커의 모든 것 21) 트럭커의 살림살이

한 번 트립을 나가면 수일간 집을 떠나야 하는 OTR 트럭 드라이버에게 트럭은 곧 집이자 사무실입니다. 드라이버는 트럭에서 며칠간 일하며 먹고 잡니다. 따라서 드라이버는 꽤 많은 양의 살림살이를 가지고 다닙니다. 이 글에서는 주로 드라이버가  먹고 마시는데 쓰는 살림살이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트럭에는 보통 배터리 전원을 AC 전원으로 바꿔 주는 인버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살림살이는 커피메이커, 냉장고 그리고 전자레인지입니다. 


먼저 커피메이커입니다. 사실 커피 메이커를 사용하는 드라이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트럭 스탑에서 주유를 하면 보통 커피를 무료로, 혹은 아주 저렴하게 뽑아 마실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  트럭 스탑의 커피맛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커피 메이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트럭스탑의 커피 스탠드 입니다. 여러 종류의 드립 커피가 있고 즉석에서 원두를 갈아 추출해 주는 커피머신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나 팀호튼처럼 꾸준하게 동일한 맛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어떤 곳은 너무 진하고 어떤 곳은 너무 연합니다. 또 미리 뽑아 놓은 드립 커피는 무척 오래되어 불쾌한 맛을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큐리그 캡슐을 사용하는 싱글 서브 커피 머신을 이용합니다. 그간 4년 이상 커피를 사 마시다가 최근 1, 2년 전부터 커피 머신을 사용했는데요, 왜 진작에 사용하지 않았는지 후회될 정도로 좋네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맨 처음 하는게 커피 머신을 전원에 연결하고 커피를 내리는 일입니다. 부글부글 물이 끓다가 커피가 내려오기 시작하면 캡 안에 온통 커피 향기가 꽉 차죠. 그 향기를 맡으며 아침 먹을 준비를 합니다.


커피 머신을 사용하는데 있어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생수를 사용하지 마세요. 북미의 먹는 샘물은 석회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좀 지나면 스케일이 껴서 커피 추출이 잘 안 됩니다. 마트에 파는 물 중에 4L 혹은 1 갤런짜리 purified or distilled water 가 있습니다. 이런 물을 사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두 번째는 냉장고입니다. 성능이 아주 좋은 것은 콜맨사의 iceless cooler 입니다. 시거잭 9볼트 전원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내구성입니다. 트럭은 끊임없이 흔들거리며 진동합니다. 보통 2년 반 이상 버티지 못하고 고장납니다. 처음 이걸 살 때는 월마트에서 캐나다 달러로 100불 정도 줬습니다. 두 개가 고장 나서 버리고 세 번째 살 때는 400불이 넘었습니다. 현재 미국에 있는 트럭 스탑에서 미국 달러로 약 160불 정도에 살 수 있습니다. 이젠 미국에서 사는게 더 쌉니다.


그런데 최근 제가 새 볼보 트럭을 새로 받았습니다. 여기엔 기본 정식 냉장고가 붙어있더군요. 얼음까지 얼리는 냉동고가 추가된 냉장고였습니다. 크고 좋더군요. 그런데 이런 트럭용 빌트인 냉장고도 자주 고장나는걸로 악명이 높습니다. 잘, 오래 버텨주길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자레인지입니다. 집 근처 월마트에서 100불도 안하는 RCA 브랜드의 것을 샀는데요, 7년 가까이 고장 없이 잘 버텨 주고 있습니다. 700W 자리입니다. 그런데 엔진이 꺼져 있거나 APU가 안 돌 때는 해동이나 데우는데 시간이 무척 걸립니다. 트럭의 배터리 상태가 메롱이라면 전자레인지를 쓰자마자 배터리 충전을 위해 apu가 가동을 시작합니다. 사용 빈도가 엄청 많은 가전입니다. 햇반도 데우고, 찌개도 데우고, 피자도 데피고, 컵라면도 이걸로 조리합니다.


이상 트럭 드라이버들이 주로 사용하는 살림살이 중에서 먹고 마시는데 쓰는 가전제품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참 궁상이네요. 흐~


(계속)


지난글 목차


0) Class 1 면허를 딴 후 트럭커가 되는 방법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class-1.html

1) 영어를 어느정도 해야 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_19.html

2) 트럭 운전 면허를 취득하는 절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2_23.html

3) 어떤 운전면허 학원에 가야 할까?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3_30.html

4) 어떤 트럭킹 회사에 취직해야 할까? (Feat 착취의 구조)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4-feat.html

5) 학원 수강과 실기 시험 시 유의 사항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5.html

6) 트럭커가 트럭을 운전하면 큰일난다 (Class 5 운전자 필독)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6-class-5.html

7) 트럭커는 무슨 일을 하는걸까?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7.html

8)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1 Introduction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8-part-1.html

9)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2 First Week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9-part-2-first-week.html

10)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3 HOS Rule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0-part-3-hos-rule.html

11)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4 Tax Return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1-part-4-tax-return.html

12)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5 더 높은 수입을 올리는 방법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2-part-5.html

13) 트럭커가 되기 위한 가장 힘든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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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팀 드라이빙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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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무게를 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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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강추위 속에서 트럭과 함께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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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트럭을 운전하며 등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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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로드킬과 범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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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봄의 불청객 - 해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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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고기 검사와 코로나가 앗아간 것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3/20.html

21) 트럭커의 살림살이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방법들


지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 죽어 본 사람은 없다.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간혹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임사 체험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cpr을 통해 겨우 살아난 사람들의 임사 체험은 원심력을 통한 고중력 훈련을 받는 전투기 조종사의 뇌 속 산소 부족 현상과 동일하다. 조종사의 뇌 속에서 혈액이 빠져나가 저산소증으로 기절하기 직전의 증상이 임사 체험을 했던 사람들의 경험과 다르지 않다는 거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세상 80억의 인구 중에서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 죽음은 인류에게 미지의 존재였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 미지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종교라는게 등장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종교가 사후세계에 대해서 자세히 묘사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아브라함 계열 종교에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세상을 창조한 전지전능한 신이라는게 있어서 사람이 죽은 다음에 심판을 한 후 종교에 충직했던 사람은 천당에 보내 영원토록 쾌락을 주고, 신을 따르지 않았던 이들은 지옥으로 보내서 끝없는 고문을 가한다고 한다.


힌두교에서는 윤회라는 개념이 있다. 사람은 삶과 죽음을 끝없이 반복하며 현재의 삶은 전생의 결과란다. 따라서 더 나은 다음 생을 위해 현생에서 덕을 쌓아야만 한다. 아브라함 계열 종교보다는 개인적으로 훨씬 월등한 개념으로 생각된다. 뭐 끝까지 파고 들어보면 결국 기득권층이 아래 것들을 통치하려고 개발한 논리에 불과하다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죽은 육신이 다시 부활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죽은자의 내장을 빼내고 방부 처리를 한 후 아마포로 시신을 감싸 미이라로 만들었다. 이들의 신앙에 따르면 하늘에서 심판을 받은 영혼은 다시 미이라로 돌아와 부활하여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활한 미라는 발견되지 않았다.


간혹 권력자들은 죽어서도 현세와 똑같이 권력을 누리고자 시도했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일반 병사를 본 딴 수많은 병마총을 자신의 무덤에 함께 매장하도록 했다. 군사력으로 중국을 통일한 그는 죽어서도 변함없이 권세를 누리며 군대를 지휘하고 싶었나 보다. 옛날에 순장이라는 장례 풍습이 권력자에게 일반적이었다. 사후세계에서 자신에게 시중을 들 하인들을 같이 생매장 하곤 했다.


죽음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지금도 존재한다. 향후 기술의 발전으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며 액체 질소로 냉동 상태에 있는 시신이 많이 있다. 한국인도 두 명의 냉동인간을 보유하고 있다. 당신이 부자라면 미래에 다시 살아나기 위해 선택해 볼 수 있는 옵션이다.


미래학자이자 저술가이며 억만장자이고 크게 성공한 발명가이자 구글의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은 영생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 에서 인류는 2045년경에 죽지 않는 방법을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그때까지 살아남기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다. 커즈와일은 일종의 천재과의 사람이다. 따라서 그의 주장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니 2045년까지 생존이 확실한 젊은 분들은 건강을 유지하며 그때까지 버티면 영생을 얻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커즈와일 뿐만이 아니다. 유발 하라리도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21세기 인류는 불멸을 획득하고 신의 영역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미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미츠오가쿠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실제로 현대 의학계는 노화와 죽음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를 치유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에 많은 억만장자와 조만장자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중이다.


그러니 이 글의 결론은, 즉 이 시리즈에서의 연관성은, 다음과 같다.


미래 인류는 더 이상 “결혼, 출산, 육아” 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형태로 진입할지도 모른다.


(계속)


결혼 출산 육아 - 지난글 목차


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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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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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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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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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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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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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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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기, 힘들게 직접 낳지 마세요. 분양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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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는 반드시 아내를 원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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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1. 북미 트럭 드라이버와 매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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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외부에서 인구를 강탈하기 -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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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조경수, 순치기, 방아다리. 그렇다면, 혹시 인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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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애완동물 대신 애완아이를 기르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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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2. 인간은 선한가? 인간은 악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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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인공수정, 체외수정, 시험관아기 그리고 ...


14.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방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