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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매 요리 : 고르곤졸라 피자 집에서 만들어 먹기


피자라는 음식을 처음 들어본 건 꼬꼬마 시절 미국의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잡지의 한글판을 통해서였다. 문고판의 이 얇은 잡지는 이발소라든가 은행 등에 비치되어 있었다. 이 잡지에서 피자 혹은 핏짜라는 새로운 음식을 바로 미국인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대충 미국 동부에 사는 이탈리아계에서 만든 이 음식이 젊은이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점차 전국적으로 확산 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달처럼 동그란 밀가루 반죽에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여러 가지 재료를 올려 화덕에서 구워 마치 달 뒷면처럼 울퉁불퉁하고 어쩌고저쩌고 묘사했다. 기사에 나온 토마토 소스, 치즈, 페퍼로니, 올리브 등등의 재료가 나로선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었기에 그 맛이 상상조차 안되던 시절이었다. 다만 그 피자라는 어감이 신기해서 기억에 꽤 남았다.


피자라는 걸 처음 직접 경험해 본 것은 사회 초년생 때였다. 팀에서 회식을 하는데 여직원이 피자를 먹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던 것이다. 마음 약한 팀장은 그 여직원의 청에 못이겨, 고기를 못 먹게 되어 불만으로 입이 쭉 나온, 나를 포함한 두세 명의 남자 직원을 이끌고 피자집으로 갔다.


피자집은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였다. 모두에게 앞접시와 포크와 나이프가 제공되었고 테이블 한 가운데 커다란 피자가 놓였다. 모두 한 조각씩 자기 앞접시에 피자를 올리고 우아하게 칼과 나이프를 써서 피자를 잘라 먹었다.


피자는 내 스타일의 음식이 아니였다. 하지만 피자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점차 넓어져 갔다. 직원의 요청으로 나도 사무실 내로 곧잘 피자 주문을 하도록 했고 같이 먹고는 했다. 미국 영화에서 자주 피자를 먹는 장면이 나와서 드디어 한국 사람들도 피자를 손으로 들고 먹는게 일반적인 형태가 됐다.


내가 먹어 본 가장 맛있었던 피자는 일본에서였다. 아내와 같이 묵은 호텔 1층에 피자집이 있었다. 내부엔 화덕이 있었고 거기서 직접 피자를 구웠다. 거기서 시킨 가장 대표적인 피자, 마르게리따 였나?, 는 자그마했고 그냥 치즈와 바질만 올라간 간단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참으로 담백하고 깔끔하고 감칠맛이 좋아서, 배가 불러지는게 아까워질 정도로 계속 먹고 싶었다. 그 이후로 피자에 뭔가 잔뜩 토핑이 올라간 것보다는 간단한 피자를 좋아하게 됐다.


코스트코나 월마트 같은 미국식 쇼핑센터가 한국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호기심으로 차로 1시간 떨어진 코스트코에 가 봤다. 여러 가지 식재료와 가격 때문에 자주 가는 마트가 코스트코로 결정됐다. 코스트코 푸드코트에서는 피자를 싸게 판다. 두 종류의 피자 중 치즈 피자를 가끔 사서 아이들과 함께 먹고는 했다.


코스트코에는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치즈가 있었다. 그 중에 평소 궁금해 했던 블루치즈 계열의 고르곤졸라 치즈를 발견했다. 고르곤졸라 치즈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피자에 올려 먹는 것이다.


고르곤졸라 피자를 만드는 것은 요리라고 말하기에도 좀 껄끄럽다. 너무나 간단하기 때문이다. 그냥 시판 또띠아 위에 슈레디드 된 모짜렐라 치즈를 올리고 파란 곰팡이가 스며든 고르곤졸라 치즈를 스푼으로 떠서 듬성듬성 뿌려 놓으면 된다. 그리고 치즈가 녹을 동안 오븐에서 가열한 후 꿀에 찍어 먹으면 된다.


요즘 같이 추운 겨울엔 고열량의 고르곤졸라 피자가 안성맞춤이다. 또 아내도 무척 좋아하는 피자다. 집에 가면 오랜만에 한번 만들어 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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