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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트럭커의 모든 것 10)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3 HOS Rule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OTR 드라이버들은 달리는 거리에 따라서 돈을 받습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 빨리 달릴수록 돈을 많이 벌게 됩니다. 아무런 제약 없이 달릴 수만 있다면 드라이버들은 필연적으로 과로하게 됩니다. 이는 때때로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HOS(Hours Of Service) 룰이 도입되었습니다.


HOS 는 법입니다. 모든 OTR 드라이버는 HOS 를 준수하며 운전해야 합니다. HOS 의 근간은 드라이버에게 충분한 잠을 재우는게 목적입니다.


간략하게 HOS 를 설명드린다면,


드라이버는 하루에 최장 14시간의 시프트를 갖는다.

시프트 기간 중에 총 11시간 운전이 가능하다.

시프트가 끝나면 총 10시간 휴식해야만 한다.

8일 동안 70시간 까지만 근무할 수 있다.


로 정리되겠습니다. 물론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슬리퍼 프로비전이니 뭐니 세세한 옵션이 있습니다만, 일단 여기선 위 내용으로 가겠습니다.


BC 주 리치몬드에서 월요일 배달이 끝난 저는 두 번째 주 일을 시작할 때 바로 저 HOS 룰 때문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이 글은 HOS 룰이 제 일과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에 따른 수입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1월 8일 오전에 배달을 마친 저는 새로운 오더를 받습니다. 빈 트레일러로 국경을 넘어 오레곤 주의 포틀랜드 근처에서 생수를 픽업한 후 BC 주의 킹스 게이트 국경을 넘어 캘거리까지 갑니다. 마찬가지로 상당히 안 좋은 트립입니다. 교통 상습 정체 지역인 시애틀 광역권을 통과해야 하며 아이다호와 BC 주의 구불구불한 산악 지형을 통과해야 합니다. 거리도 짧습니다. 한마디로 돈이 되지 않는 트립입니다.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일 날 국경을 넘어 시애틀 도심 진입 전에 하룻밤을 묵습니다. 교통 정체를 피하기 위해 다음 날 새벽에 출발할 예정입니다. 이날 7시간 24분 근무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출발해서 약속 시간 1시간 전에 짐을 받는 곳에 도착하여 원활하게 생수를 한가득 실었습니다. 그리고 킹스 게이트 국경을 향해 출발합니다. 대략 국경까지 대여섯 시간 정도를 남기고 쉬기로 합니다. 날씨가 점차 추워집니다. 이날의 근무 시간은 10시간 6분입니다.


1월 2일부터 9일까지 8일간 근무 시간은 8:15, 9:17, 6:16, 6:11, 11:27, 9:53, 7:24, 10:06 입니다.  총 68:49 입니다. 아슬아슬하군요. 다음 날엔 2일 날 일했던 8시간 15분이 다시 추가됨으로 9시간 넘게 일할 수 있게 됩니다. 국경을 넘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캐나다의 HOS 룰을 적용받으며 미국보다는 좀 널널한 편입니다.


다음 날 새벽에 캐나다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날씨가 거칠어지기 시작했습니다. BC 주의 산에서 눈보라와 강풍이 몰아치기 시작합니다. 기온이 급강하 했습니다. 앞차도 그리고 저도 거북이 걸음을 하며 조심조심 산악지형을 통과합니다. 총 11시간 33분이 걸려서 겨우 약속 시간 30분 전 밤에 배달처에 도착했습니다. 미국 HOS 기준으로 근무시간 71 시간이 넘어서 위법입니다만 저는 캐나다에 있으므로 괜찮습니다.


그런데 다음 트립 정보를 보니 오코톡스야드에서 이미 로드된 트레일러를 픽업하여 1월 12일 까지 캘리포니아에 가야 합니다. 거리를 보니 저의 현재 HOS 상태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회사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내 다음 짐 말이야, 현재 내 HOS Status 로는 불가능하다.’


‘확실히 그러네! 메모해 놓을게.’


캘거리 현재 시간은 저녁 6시인데 미국 본사는 7시이므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마 내일 아침에 연락해야 될 것 같네요. 배달을 마치고 바로 오코톡스야드에서 트레일러를 연결하고 국경을 향해 달려가야 시간에 맞출 수 있지만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가기로 합니다. 1월 12일까지 캘리포니아에 갈 수가 없으므로 의미가 없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집에 가서 푹 쉰 후 아침 6시에 본사로 메시지를 보냅니다.


‘내 다음 짐 말이야, 나는 오늘 미국에서 풀로 운전할 수 없으므로 1월 12일(금요일) 딜리버리가 불가능하다. 토요일로 배달 일정을 바꿔 주길 바란다. 그런데 거기 토요일, 일요일 문 여냐? 만약 아니라면 난 리셋하고 출발하련다.’


‘우리도 그걸 현재 인지하고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네가 리셋하고 출발하는게 좋을 것 같다.’


라는 회신이 금방 왔습니다. 잠시 후 트립 정보를 보니 픽업 날짜가 토요일 12시 전으로 바뀌었습니다. 딜리버리도 금요일 밤에서 다음주 월요일 밤 9시로 변경되었군요. 덕분에 11일과 12일 집에서 푹 쉬게 되었습니다.

영하 30도를 밑도는 날씨속에 이틀간 집에서 쉰 후 토요일 느즈막히 야드로 왔습니다. 영하 35도의 혹한 속에서 로드된 트레일러를 연결하고 캘리포니아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예정대로 월요일 날 딜리버리를 마쳤습니다.




이렇게 2024년도 두 번째 주는 HOS 룰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틀 반 쉬었습니다. 그리고 총 수입은 $1,993.94 입니다. 세금을 제하고 $1,415.81 이 입금되었습니다. 두 번째 주 적립된 휴가비는 $119.52 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OTR 드라이버에게 아주 큰 혜택이 있는 세금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계속)


지난글 목차


0) Class 1 면허를 딴 후 트럭커가 되는 방법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class-1.html

1) 영어를 어느정도 해야 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_19.html

2) 트럭 운전 면허를 취득하는 절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2_23.html

3) 어떤 운전면허 학원에 가야 할까?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3_30.html

4) 어떤 트럭킹 회사에 취직해야 할까? (Feat 착취의 구조)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4-feat.html

5) 학원 수강과 실기 시험 시 유의 사항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5.html

6) 트럭커가 트럭을 운전하면 큰일난다 (Class 5 운전자 필독)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6-class-5.html

7) 트럭커는 무슨 일을 하는걸까?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7.html

8)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1 Introduction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8-part-1.html

9)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2 First Week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9-part-2-first-week.html

10)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3 HOS R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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