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제 중국인 사부는 초보 드라이버를 동승시켜 트레이닝 시키며 더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를 훈련시킬 때 그 자신도 사실은 초보 드라이버였습니다. 대략 8개월 차 초보이면서 생초짜인 저를 트레이닝 시켰던 것이죠. 그래서 그가 저를 따라 회사를 옮겼을 때는 회사의 방침상 트레이너가 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트레이너를 하기 위해 이전 회사로 돌아갔죠(4편 참조). 그가 이처럼 더 많은 수입에 연연한 이유는, 초창기 많은 급여를 떼어먹힌 원인도 있지만, 무리하게 부동산 투자를 하여 매월 많은 액수의 모기지를 갚아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처럼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트레이너 이외에도 트럭커로써 더 높은 수입을 올리기 위한 옵션이 많습니다. 사실 이 분야는 제가 떠벌릴 주제가 못 됩니다. 자세히 알지 못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은 풍월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옵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오너 오퍼레이터입니다. 자신의 트럭을 구입하여 회사와 계약하는 방식이죠. 유류비와 정비, 기타 소모품을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만 훨씬 더 많은 마일당 금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트럭커들이 오너 오퍼레이터를 하고 있으므로 더 큰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임이 틀림없습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팀 드라이빙을 하는 것입니다. 팀으로 움직이면 트럭이 24시간 사용되고 끊임없이 움직일 수 있기에 수입이 많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두 사람이 좁은 캡 안에서 복작복작 해야 하죠. 부자지간이나 부부 등이 팀 드라이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초보 시절 팀 드라이빙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마일당 싱글 드라이버가 42 내지 43 센트였는데 팀으로 움직이면 25센트였습니다. 아, 제 파트너가 달리는 거리까지 지급받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마일당 50센트가 되죠.
HAZMAT 교육을 받고 위험물질을 운반하는 것도 수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LCV 교육을 받고 한 번에 두 개 이상의 트레일러를 달고 운전할 수도 있습니다. 언뜻 듣기로 2년 이상 경력에 쌓이면 LCV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LCV 운전은 대부분 고정 루트이며 시내에 들어갈 일이 전혀 없으므로 그것도 하나의 장점이 되겠네요.
북미에서는 온갖 것을 트럭으로 운반합니다. 때로는 집 한 채를 옮기기도 합니다. 이런 짐을 보통 oversized load 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인 로드보다는 확실히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입니다. 오너 오퍼레이터가 HAZMAT 교육을 받은 후 위험한 오버사이즈로드를 팀 드라이빙으로 운반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런 일이 자주 있을까요?
사실 저희 수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얼마나 많은 짐을 할당받을 수 있는가입니다. 즉 전체적인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습니다. 지난 편에서 살펴보았듯이 HOS 룰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기가 점점 나빠져서 다음 짐을 잡을 때까지 며칠 밤 트럭 스탑에서 죽칠 때도 많습니다. 제가 현재 그런 상태입니다.
어제(1월 24일) 아이오와 I-80을 지나쳤는데요, 얼마 전에 영하 40도에 근접하는 강추위와 블리자드 때문에 아직도 많은 차들이 딧치에 처박혀서 방치되어 있더군요. 그 때문인지 에드먼튼으로 가는 다음 짐을 받기 위해 이틀 밤을 아무것도 못 하고 보내야 합니다. 작년 말부터 이런 일이 잦아지네요.
사실 트럭 회사들이 자주 망합니다. 제 첫 회사도 망해서 없어졌고요, 미국에 상장된 큰 회사 두 개가 최근 5년 사이에 파산했습니다. 회사가 파산하면 드라이버가 쓰는 Fuel 카드가 정지됩니다. 드라이버는 트럭을 버리고 집으로 가든가 아니면 개인 신용카드로 연료를 구입하여야만 합니다. 트럭커들은 Fuel 카드가 정지되어 오도가도 못하게 된 파산한 회사의 컴퍼니 드라이버를 태워 주기도 합니다.
코로나 시국에 많은 중소 트럭킹 회사들이 망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슬로터하우스에서 많은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고요, 이 때문에 미국으로의 소고기 수출이나 미국으로부터의 돼지고기 수입이 한동안 중단됐죠. 리퍼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게 타격이 큰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1949년에 창업되었습니다. 그래서 노하우가 많은지 이 회사는 스무스하게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시절에 참 이상한 짐을 많이 실었습니다. 사스카추완의 캐럿 리버라는 시골까지 하루 온종일 빈 차로 가서 목재를 가득 싣고 국경을 넘었고요, BC 주에서 묘목을 싣고 다시 타주의 묘목 가게나 캐나디안 타이어에 납품하기도 했습니다. 빈 차로 움직이는 거리가 너무 길어서, 제가 보기에도 이익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끊임없이 드라이버들에게 일감을 주더군요. 하지만 제 첫 회사는 이 상황을 못 버티고 망해버렸으며, 결과적으로 그 회사로 돌아간 제 중국인 사부가 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튼 불안정한 회사를 다니면 경기가 안 좋을 때 수입이 줄고, 심지어 급여를 떼어 먹힐 수도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계속)
지난글 목차
0) Class 1 면허를 딴 후 트럭커가 되는 방법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0/class-1.html
1) 영어를 어느정도 해야 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1_19.html
2) 트럭 운전 면허를 취득하는 절차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2_23.html
3) 어떤 운전면허 학원에 가야 할까?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3/12/3_30.html
4) 어떤 트럭킹 회사에 취직해야 할까? (Feat 착취의 구조)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4-feat.html
5) 학원 수강과 실기 시험 시 유의 사항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5.html
6) 트럭커가 트럭을 운전하면 큰일난다 (Class 5 운전자 필독)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6-class-5.html
7) 트럭커는 무슨 일을 하는걸까?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7.html
8)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1 Introduction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8-part-1.html
9)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2 First Week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9-part-2-first-week.html
10)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3 HOS Rule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0-part-3-hos-rule.html
11) 트럭커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Part 4 Tax Return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1/11-part-4-tax-retur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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