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가 계급의 등장
1700년대 시작된 산업혁명은 새로운 자본가 계급이 탄생하는 계기였다. 이 계급은 차츰차츰 봉건왕정의 관료체계로 침입하여 점점 영향력을 넓혀갔다. 이윽고 명예혁명으로 촉발된 의회 권력 확대와 프랑스 혁명등에 의한 권력 공백을 활용해 전제군주를 몰락시키고 권력을 쟁취했다. 기존의 군주들은 킬로틴에 의해 목이 잘리거나 구시대의 살아있는 유물로 전락했다.
민주주의의 도입
자본가 계급의 관심사는 자본의 집중과 증식이지 권력 그 자체는 아니었다. 이 새로운 지배층은 단지 세상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영구적인 지위를 누리기에 유리한 체계이기를 원했다. 그들이 필요한 권력은 그정도였다. 자본가 집단은 구시대의 단순한 권력집단과는 달리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는 다수의 복잡다단한 집단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서로 유혈충돌 없이 권력을 공유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의 정치체제였던 민주주의를 발굴해냈다. 갑자기 숭배와 충성의 대상이 바뀐 피지배층의 동요와 불만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간접 민주주의가 시혜처럼 피지배층에 일부 제공되었다. 피지배계급은 요식적인 선거에 의해 자본가 계급을 위해 일할 대의원들을 뽑았다. 당선된 대의원들은 자본가 계급을 위한 법률, 제도, 행정, 권력 체계를 수립했다. 관료들은 이들 새로운 지배계급이 자본활동을 영위하는데 지장이 없는 정부 및 사회구조를 건설하고 유지했다. 이른바 자본주의 체제의 등장이다.
자본주의
자본가 계급, 즉 브루주아가 독점하다시피 한 자본의 사적 소유권을 천부적으로 보장하는 사상이다. 이로서 브루주아의 헤게모니는 강화되고 세습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의 권력이 혈통에 의해 세습되었다면 자본주의하의 권력은 자본의 상속과 양도에 의해 세습된다. 왕의 아들이 다시 왕이 되고 귀족의 자손이 대대손손 귀족이듯이 브루주아의 후손은 자연스럽게 자본의 상속이라는 즉위식을 통해 다음세대 브루주아로 성장한다. 본질적으로 달라진것은 하나도 없다. 진짜 권력은 여전히 핏줄로 세습된다. 바뀌는 것은 투표로 선출된 정부와 관료조직 뿐이다.
피지배층은 노동자 계급, 즉 프롤레타리아가 되어 브루주아가 독점한 생산수단에서 일하며 생존하여야만 했다. 자본의 속성에 의해 브루주아, 즉 유산계급은 더욱 강력해졌으며 프롤레타리아, 즉 무산계급은 더더욱 비참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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