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검색

양치질이 더럽냐?


한국인들은 보통 식사 후에 양치질을 한다. 아무 데서나 한다. 공중화장실에서도 한다. 다른 사람들 신경 쓰지 않고 한다.


그런데 양놈들은 양치질이 더럽다고 생각하나 보다. 뭔가 남에게 보이지 않고 은밀하게 혼자 해야 하는 일처럼 생각하는것 같다. 내가 미처 트럭스탑에 자리를 못 잡고 레스트에리어 공중화장실에서 치카치카를 하고 있으면 이상하게 힐끗힐끗 보는 서양인들이 좀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메이저 브랜드의 트럭스탑에서도 '더럽게 여기서 양치질 하지 마!' 라는 뉘앙스의 경고문을 붙인 곳이 간혹 있다. 두 군데를 경험했는데 모두 캐나다에서였다.


그런 트럭스탑이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레스트에리어나 길가에서 보통 생수 한 병을 가지고 밖에서 양치질을 한다. 좀 서글퍼지는 트럭커의 일상이다.


북적북적한 트럭스탑 화장실이 제일 마음에 편하다. 대부분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같은 트럭커이기에 동병상련이다. 오늘 아침에 커다란 트럭스탑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며 거울을 보니 내 모습이 좀 추하긴 하다. 입에서 생성된 치약 거품이 뿜어져 나와 줄줄 흘러내린다. 내가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세면대를 보며 양치질을 하는 이유다.


아내는 양치질도 참 이쁘게 한다. 그녀는 치카치카를 하며 방안이나 거실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입에서 전혀 치약 거품이 보이지 않는다. 신기할 따름이다. 겉모습만 이쁜게 아니라 양치질 소리도 귀엽다. 치카치카 치카치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아침 8시 약속인데 7시에 체크인하고 1시간 넘게 전화를 기다리는 중이다. 심심해서 이걸 끄적거린다. 여기는 오하이오의 나폴레옹이라는 조그만 도시다. 캘거리로부터 약 3,000km 떨어져 있다. 아내가 보고 싶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