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산을 참 좋아한다.
아내가 일본에서 직장생활 할 때, 같은 부서 50 여명이 후지산에 도전했다. 그때 단 세명만이 정상 정복에 성공했는데 그중에 한사람이 아내였다. 그만큼 몸이 가볍고 산을 참 잘탄다.
한국에서도 많은 산들을 아내와 함께 올랐다. 서울 근교의 산들은 물론, 주말을 이용해서 설악산, 지리산 등도 자주 찾았다. 국립공원의 산장 숙박은 물론이고 때로는 비박도 불사했다. 아니, 산속에서 자는걸 좋아했다.
영주권이 나온 후 캘거리로 정착지를 정한 것도 산과 관계가 깊다. 토론토는 산이 없고, 밴쿠버는 너무 비싸고, 캘거리가 로키산이 가까우면서 경기가 좋다고 해서 왔는데 오자마자 저유가로 경기가 곤두박질 쳤다. 역시 마이너스의 손!
여튼 한동안 록키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미국을 로드트립 할때도 여건만 주어진다면 등산화를 신고 트래킹을 했다. 요세미티 폭포 위로도 올라가고 옐로우스톤 숲속을 방황하기도 했다.
아내가 산에 가서 특히 좋아하는게 있다. 하산길에 계곡물에 발담그고 노는거다. 계곡물만 나오면 등산화와 양말 벗고 바위에 앉아 발을 물에 적신다. 혼자하면 좋으련만 항상 나에게 같이 하자고 강권해서 곤란하다. 난 신발 벗고 양말 벗고 못생긴 발 적시고 닦고 또 주섬주섬 신는거 귀찮은데 말이다. 대부분 내가 져서 결국은 같이 물놀이 하곤 한다.
한국에 있는 많은 산골짜기 계곡물이 아내의 발을 적셨다. 또, 캐나디언 로키와 아메리칸 로키는 물론이고 미국의 여러 공원의 계곡물도 아내의 발을 스쳐갔다. 심지어 히말라야 몇몇 계곡물도 아내의 발을 담갔다.
많은 북미의 트레킹 목적지가 호수인 경우가 많다. 옐로우스톤 어떤 트레킹 끝에서도 큰 호수를 만났다. 트레킹중엔 물론이고 호수에서도 인적이 전혀 없었다. 큰 호수 하나를 우리가 전세냈다.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맨발로 호수에 들어갔다. 그리고 사단이 났다.
이 글은 정보글이다.
절대 호수물에 함부로 들어가면 안된다. 원인은 모르지만 한동안 아내는 발목 가려움증 때문에 고생했다. 무언가 벌레 때문인지 옐로우스톤 특성의 화산성 화합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위험하다.
다행이 며칠 후 가려움증은 사라졌다. 한국처럼 생각하면 안될것 같다. 고인 물에 대해선 조심해야 한다. 그게 아무리 큰 호수라 하더라도…
아, 아내와 같이 또 여행 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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